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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2021년12월1일수요일
읽어서 세계속으로
어서와해외는처음이지
독일
겨울 왕국 속 붉은 심장, 모스크바
-칼보다무거운펜의위력-
책이나매체를통해외국문화나역사를배우기란
쉽지않다.말보단행동을,이론보단경험을선호
해유학을결심했다.2019학년도1학기교환학생
에운좋게합격해2019년2월부터6월까지약5
개월간러시아에서생활했다.2월의모스크바엔
눈보라가흩날리고거리엔눈이가득쌓였다.맑
은하늘이드물어날씨가화창한날엔기분이좋
았다.눈이자주내려길엔항상흙탕물이가득했
고신발과옷은쉽게더러워졌다.
입국당일숙박과정에서큰문제가발생했다.
모스크바로출발하기전우리나라에서러시아민
족우호대학교(People’sFriendshipUniversity
ofRussia)국제교류담당자와기숙사에관한메일
책‘카타리나블룸의잃어버린명예’는주인공‘카타리나불
을주고받았다.그는앞으로생활하게될기숙사
룸’(이하카타리나)이독일의유력지‘차이퉁’의기자‘퇴트게
가이미마련돼있다고했다.하지만도착한기숙
스’를권총으로살해한후자수했단사실을밝히며시작된다.
사에선경비원이외국인출입을금했다.교환학
카타리나는자신의행위에대해일말의죄책감도느끼지못했
생신분임을열심히설명했지만경비원은통행증
다고고백한다.독자는이내궁금증에빠진다.카타리나는왜
기자를살해했는가.어째서살인이후에일말의후회도느끼지
이없음을지적하며출입을허락하지않았다.그
못하는가.소설은익명의화자가등장해자신이조사한자료와
대신학교에서호텔로이용하는건물을알려줬는
여러증인의진술을토대로살인사건을재구성하는형식을취
데선택의여지가없다보니비싼숙박요금을내
한다.이런형식은독자로하여금일련의사건들이현실적인사
태처럼다가오게한다.독자들은화자의보고서를읽으며현실
의처참한일면을차츰차츰발견한다.
카타리나는27세의평범한여인으로늘성실하고진실한태도
로주위의호감을사던총명한사람이었다.그는어느댄스파티
에서만난‘괴텐’이란남자와사랑에빠지고같이하룻밤을보
낸다.그런데이튿날경찰이카타리나집에들이닥쳐수색을벌
이고그를연행한다.괴텐은은행강도에살인혐의까지있는인
물로그동안경찰과언론에계속쫓기고있었던것이다.카타리
나가경찰조사를받고있단사실이언론에보도되며그는호기
심의대상이된다.언론,특히차이퉁지는괴텐과카타리나를
테러리스트공산주의자로몰아가고그는순식간에살인범의
정부가된다.
사실이소설은작가인‘뵐’의개인적인경험에서비롯됐다.
독일의일간지‘빌트’가사실확인도하지않은채학생운동단
체를강도사건의용의자로보도했고뵐은이를비판하는글을
다른일간지에실었다.그러자빌트와그계열사언론은지면을
통해작가에대한인신공격과사실왜곡을쏟아냈다.이과정에
서테러조직을옹호한단오해를받게된뵐은1972년노벨문학
상수상전까지온갖협박에시달려야했다.뵐은해당사건이
다.시간이부족했기에매일아침수업전엔컵
후소설을통해독자의저속한호기심을자극하는선정적인언
론이어떻게한개인의명예와인생을파괴해가는지처절하게
라면을 먹었다. 또한 모스크바에 있는 쩨레목
보여준다.
(Tepemok)에서△보르시(Borsch)△블린(Blini)
뵐은노벨상을받은직후인터뷰를통해“난비록종이와연필
△샐러드△전통음료등저렴한가격에다양한음
을가지고혼자서글을썼지만항상뭔가에연결돼있다고느
식을먹을수있었다.
꼈다”며“그것은동시대를살아가는세대에의해체험되고경
‘겨울왕국’은추운러시아땅을의미하고‘붉은
험된것과관련된느낌일것이다”고전했다.뵐의작품은항상
현실세계와동시대의사회적맥락이란그물망에얽혀있었다.
심장’은러시아인의강렬함과따스함을빨간색에
1970년대이데올로기에기반한황색언론의횡포가만연했던
빗댄표현이다.특유의무표정한인상으로인해
독일사회에서벨의작품이높은평가를받았던이유가여기에
차가울것이라생각했던러시아인은예상과달랐
있다.시대는다르지만오늘날우리나라에서도여전히카타리
이며모스크바의상징이다.성당의아름다운모
고하룻밤을보냈다.
다.기숙사룸메이트의남동생,예비학부교수를
나블룸의잃어버린명예는많은이들의사랑을받고있다.현재
습을바라보기만해도그동안의우울함이치유된
러시아에서의고난은3월초까지계속됐다.학
비롯해여러도움을줬던이들을통해러시아인의
우리나라언론의현실이1970년대의독일과유사하기때문이
기분이었다.
부수업을듣기위해거쳐야하는행정절차때문
다.지금이순간에도가짜뉴스는양산되고있으며피해를입은
따듯한마음씨를느꼈다.러시아에서잊지못할
개인의명예는회복할길이요원하다.독자는이책을통해언론
에많은시간을소비했다.이런일상에지쳐갈때
현지에서의식생활은우리나라만큼풍족하지
추억을만들고무사히돌아온것에감사하며내게
의폭력이어떻게발생하고어떤결과를낳을수있는지확인해
도시의명소중하나인붉은광장에가게됐다.아
않았다.시내에서맛이괜찮은한식당을발견해
지난6개월은특별한시간으로자리잡았다.
보기바란다.
름다운자태를가진성바실리성당(St.Basil’s
일주일에한번씩그곳에서끼니를해결했다.기
cathedral)은러시아의역사가깃들어있는장소
숙사내에선초밥과햄버거를배달시켜먹곤했
임희령(국제지역·러시아16)
정봉비기자02jbb@hufs.ac.kr
우리학교글로벌캠퍼스(이하글
세갈래길의중심엔‘정심대도(正心大道)’란글귀
캠)의정문을지나올라오면길이
가적힌커다란비석이세워져있다.정심대도는‘어
떠한경우든마음을바르게하고떳떳한길을택하
세갈래로나뉘는지점이있다.왼
라’는의미다.이는김흥배우리학교초대이사장의
쪽길로올라가면국제사회교육원
신념을담아낸글귀로,그가우리학교학생에게남
을만날수있으며오른쪽길로올
기고싶었던지침을담은문장이다.이비석은1986
라가면우리학교학생의보금자리
년에충청북도단양의한강에서직접공수한돌로
인기숙사가있다.정면으로직진
작업한것이다.탑의글씨는우리나라근현대서예
하면△공학관△도서관△백년관
계의대가중하나인여초김응현선생의서체다.
△학생회관등학교건물이위치한
1997년3월17일에발행된외대학보685호엔이탑
캠퍼스내부로들어가게된다.
생의뛰어난상상력을엿볼수있는부분이다.
현재는사라졌지만글캠엔우리학교를상징하는
또하나의비석이자리했다.우리학교의창학정신
을담은‘진리평화창조석’이다.사진과같이세로
로5m가넘는비석은지금의왕산문화예술관자리
에세워졌었다.이비석은철거됐지만창학정신을
새긴다른비석은현재학생회관앞에우뚝서서우
리학교의창학이념을끊임없이일깨워주고있다.
정심대도탑과진리평화창조석은우리학교학생
이바른마음으로진리를탐구하고평화를추구하
며새로운문화를창조해나갈수있길바라는마음
을담고있다.
에관한이야기가실려있다.왕산은풍수학적으로
음기가강한곳이라명수당에남학생들이빠지는
사고가종종일어나곤했다.이를방지하기위해남
성성을상징하는탑을세웠단것이다.우리학교학
-기록및사진제공:역사관
▲1980년대 정심대도
국제
2021년12월1일수요일
읽어서 세계속으로
어서와해외는처음이지
독일
겨울 왕국 속 붉은 심장, 모스크바
-칼보다무거운펜의위력-
책이나매체를통해외국문화나역사를배우기란
쉽지않다.말보단행동을,이론보단경험을선호
해유학을결심했다.2019학년도1학기교환학생
에운좋게합격해2019년2월부터6월까지약5
개월간러시아에서생활했다.2월의모스크바엔
눈보라가흩날리고거리엔눈이가득쌓였다.맑
은하늘이드물어날씨가화창한날엔기분이좋
았다.눈이자주내려길엔항상흙탕물이가득했
고신발과옷은쉽게더러워졌다.
입국당일숙박과정에서큰문제가발생했다.
모스크바로출발하기전우리나라에서러시아민
족우호대학교(People’sFriendshipUniversity
ofRussia)국제교류담당자와기숙사에관한메일
책‘카타리나블룸의잃어버린명예’는주인공‘카타리나불
을주고받았다.그는앞으로생활하게될기숙사
룸’(이하카타리나)이독일의유력지‘차이퉁’의기자‘퇴트게
가이미마련돼있다고했다.하지만도착한기숙
스’를권총으로살해한후자수했단사실을밝히며시작된다.
사에선경비원이외국인출입을금했다.교환학
카타리나는자신의행위에대해일말의죄책감도느끼지못했
생신분임을열심히설명했지만경비원은통행증
다고고백한다.독자는이내궁금증에빠진다.카타리나는왜
기자를살해했는가.어째서살인이후에일말의후회도느끼지
이없음을지적하며출입을허락하지않았다.그
못하는가.소설은익명의화자가등장해자신이조사한자료와
대신학교에서호텔로이용하는건물을알려줬는
여러증인의진술을토대로살인사건을재구성하는형식을취
데선택의여지가없다보니비싼숙박요금을내
한다.이런형식은독자로하여금일련의사건들이현실적인사
태처럼다가오게한다.독자들은화자의보고서를읽으며현실
의처참한일면을차츰차츰발견한다.
카타리나는27세의평범한여인으로늘성실하고진실한태도
로주위의호감을사던총명한사람이었다.그는어느댄스파티
에서만난‘괴텐’이란남자와사랑에빠지고같이하룻밤을보
낸다.그런데이튿날경찰이카타리나집에들이닥쳐수색을벌
이고그를연행한다.괴텐은은행강도에살인혐의까지있는인
물로그동안경찰과언론에계속쫓기고있었던것이다.카타리
나가경찰조사를받고있단사실이언론에보도되며그는호기
심의대상이된다.언론,특히차이퉁지는괴텐과카타리나를
테러리스트공산주의자로몰아가고그는순식간에살인범의
정부가된다.
사실이소설은작가인‘뵐’의개인적인경험에서비롯됐다.
독일의일간지‘빌트’가사실확인도하지않은채학생운동단
체를강도사건의용의자로보도했고뵐은이를비판하는글을
다른일간지에실었다.그러자빌트와그계열사언론은지면을
통해작가에대한인신공격과사실왜곡을쏟아냈다.이과정에
서테러조직을옹호한단오해를받게된뵐은1972년노벨문학
상수상전까지온갖협박에시달려야했다.뵐은해당사건이
다.시간이부족했기에매일아침수업전엔컵
후소설을통해독자의저속한호기심을자극하는선정적인언
론이어떻게한개인의명예와인생을파괴해가는지처절하게
라면을 먹었다. 또한 모스크바에 있는 쩨레목
보여준다.
(Tepemok)에서△보르시(Borsch)△블린(Blini)
뵐은노벨상을받은직후인터뷰를통해“난비록종이와연필
△샐러드△전통음료등저렴한가격에다양한음
을가지고혼자서글을썼지만항상뭔가에연결돼있다고느
식을먹을수있었다.
꼈다”며“그것은동시대를살아가는세대에의해체험되고경
‘겨울왕국’은추운러시아땅을의미하고‘붉은
험된것과관련된느낌일것이다”고전했다.뵐의작품은항상
현실세계와동시대의사회적맥락이란그물망에얽혀있었다.
심장’은러시아인의강렬함과따스함을빨간색에
1970년대이데올로기에기반한황색언론의횡포가만연했던
빗댄표현이다.특유의무표정한인상으로인해
독일사회에서벨의작품이높은평가를받았던이유가여기에
차가울것이라생각했던러시아인은예상과달랐
있다.시대는다르지만오늘날우리나라에서도여전히카타리
이며모스크바의상징이다.성당의아름다운모
고하룻밤을보냈다.
다.기숙사룸메이트의남동생,예비학부교수를
나블룸의잃어버린명예는많은이들의사랑을받고있다.현재
습을바라보기만해도그동안의우울함이치유된
러시아에서의고난은3월초까지계속됐다.학
비롯해여러도움을줬던이들을통해러시아인의
우리나라언론의현실이1970년대의독일과유사하기때문이
기분이었다.
부수업을듣기위해거쳐야하는행정절차때문
다.지금이순간에도가짜뉴스는양산되고있으며피해를입은
따듯한마음씨를느꼈다.러시아에서잊지못할
개인의명예는회복할길이요원하다.독자는이책을통해언론
에많은시간을소비했다.이런일상에지쳐갈때
현지에서의식생활은우리나라만큼풍족하지
추억을만들고무사히돌아온것에감사하며내게
의폭력이어떻게발생하고어떤결과를낳을수있는지확인해
도시의명소중하나인붉은광장에가게됐다.아
않았다.시내에서맛이괜찮은한식당을발견해
지난6개월은특별한시간으로자리잡았다.
보기바란다.
름다운자태를가진성바실리성당(St.Basil’s
일주일에한번씩그곳에서끼니를해결했다.기
cathedral)은러시아의역사가깃들어있는장소
숙사내에선초밥과햄버거를배달시켜먹곤했
임희령(국제지역·러시아16)
정봉비기자02jbb@hufs.ac.kr
우리학교글로벌캠퍼스(이하글
세갈래길의중심엔‘정심대도(正心大道)’란글귀
캠)의정문을지나올라오면길이
가적힌커다란비석이세워져있다.정심대도는‘어
떠한경우든마음을바르게하고떳떳한길을택하
세갈래로나뉘는지점이있다.왼
라’는의미다.이는김흥배우리학교초대이사장의
쪽길로올라가면국제사회교육원
신념을담아낸글귀로,그가우리학교학생에게남
을만날수있으며오른쪽길로올
기고싶었던지침을담은문장이다.이비석은1986
라가면우리학교학생의보금자리
년에충청북도단양의한강에서직접공수한돌로
인기숙사가있다.정면으로직진
작업한것이다.탑의글씨는우리나라근현대서예
하면△공학관△도서관△백년관
계의대가중하나인여초김응현선생의서체다.
△학생회관등학교건물이위치한
1997년3월17일에발행된외대학보685호엔이탑
캠퍼스내부로들어가게된다.
생의뛰어난상상력을엿볼수있는부분이다.
현재는사라졌지만글캠엔우리학교를상징하는
또하나의비석이자리했다.우리학교의창학정신
을담은‘진리평화창조석’이다.사진과같이세로
로5m가넘는비석은지금의왕산문화예술관자리
에세워졌었다.이비석은철거됐지만창학정신을
새긴다른비석은현재학생회관앞에우뚝서서우
리학교의창학이념을끊임없이일깨워주고있다.
정심대도탑과진리평화창조석은우리학교학생
이바른마음으로진리를탐구하고평화를추구하
며새로운문화를창조해나갈수있길바라는마음
을담고있다.
에관한이야기가실려있다.왕산은풍수학적으로
음기가강한곳이라명수당에남학생들이빠지는
사고가종종일어나곤했다.이를방지하기위해남
성성을상징하는탑을세웠단것이다.우리학교학
-기록및사진제공:역사관
▲1980년대 정심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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