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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공간
2019년11월6일수요일
사설
빈의자
국·부장 고정칼럼
맥락없는혐오에대해
디지털시대의정보혁명과지식,
그리고자기수양
지난달영화‘82년생김지영’이개봉했다.영화는제목그대로1982
연령층이10~20대인해당작가의작품이단시간에대중에미치는
세계에서가장오래된금속활자기술은13세기초고려에서시작됐다.현존기
년생인김지영이여성으로서살아가는과정을담담하게보여준다.
영향이크다는사실을고려하면문제의심각성은더크다.
록에의하면,고려고종(高宗,1192-1259)대에원(元)제국의침략으로강화도로
그러나해당영화내용을둘러싸고인터넷을중심으로성별갈등이
이처럼앞서언급한사례들로미뤄봤을때맥락없는혐오는단순
천도(1232)하기전부터이미이기술이있었다.고종18년인1231년부터시작된
불거지기도했다.그리고실제로영화를관람하지않은일부누리꾼
히특정계층에게한정되지않는다.△여성△노인△아이등모든사
원제국의침략과고종46년(1259)강화조약이후맞게된원의간섭시기에는중
이이러한논쟁에불을지피며논쟁은거세졌다.이는우리사회기
회적약자와나아가불특정다수역시무차별적혐오의대상이될수
앙의주자(鑄字)인쇄기능은축소내지마비되다시피했다.그럼에도1251년에
저에존재하던맥락없는혐오를보여주는단적인예시라고볼수있
있다.이렇듯대상을가리지않고난무하는혐오표현은편견을기
는1231년몽고침입으로불타버린초조대장경을다시만든재조팔만대장경이
다.
반으로시작된다.편견은이해가결여된상태에서발생한다.나와
완성됐다.그리고1377년7월청주목(淸州牧)교외에있던흥덕사(興德寺)에서는
맥락없는혐오는비단성별갈등에서만드러나는것이아니다.이
‘다르다’는생각을기초로특정대상을자신만의잣대로규정짓는
백운화상(白雲和尙,1299-1375)의이름으로《직지심체요절(直指心體要節)》을
는미성숙한정치판에서뚜렷하게나타난다.실제로지난8월,황교
것이다.그리고이는곧차별로이어진다.이때혐오표현은이미존
펴냈다.이책이현존하는세계최초의금속활자책이다.이책은조선의마지막
안자유한국당대표는“북한미사일도발엔대통령이벙어리가돼
재하던뿌리깊은차별에힘을실어주는역할을한다.차별이만연
왕인고종(高宗,1852-1919)때꼴랭드쁠랑시(CollindePlancy)가주한프랑스
버렸다”며장애인비하가담긴표현을공식석상에서내뱉었다.하
한사회는통합할수없고이러한사회는결코앞으로나아갈수없
대리공사로있던중,1896-1901년사이에수집하여프랑스로가져갔다.이책은
태경바른미래당의원은지난5월공식회의에서“나이가들면정신
다.
현재프랑스국립박물관에소장되어있다.2001년에는유네스코세계기록유산
이퇴락한다”고노인비하발언을하기도했다.또한지난해5월,김
따라서우리는더욱예민해져야한다.오늘날다양한매체의발달
에등재되었다.
문수자유한국당서울시장후보는“동성애는담배피는것보다훨씬
로정보의창구가많아졌다.비판적인의식없이모든정보를일방
고려시대의기록유산과조선시대의왕조실록등의기록유산을통해본우리나
더인체에유해하다”며서울시장후보인터뷰에서공식적으로성소
적으로받아들인다면혐오표현에둔해질가능성이높다.사소한것
수자혐오발언을저질렀다.미디어에서도마찬가지다.지난5월방
라는‘기록의나라’라고부를만하다.또세종(世宗,1397-1450)의훈민정음(訓
일지라도혐오표현으로받아들여질여지가있지는않은지늘돌아
송인이자웹툰작가인기안84는장애인혐오논란에휩싸였다.기
보고조심해야한다.그리고사회적차원에서혐오에민감한분위기
民正音)발명(1433)으로우리나라는‘문자의나라’가되었다.우리나라가15세
안84가자신이연재하고있는웹툰인‘복학왕’에청각장애인의어
를형성하는것이가장중요하다.예민함이이상하게느껴지지않는
기에이미‘기록의나라’, 나라’였음에도불구하고,유럽과다르게‘문
눌한발음을희화화하는듯보이는장면을삽입했기때문이다.이에
분위기가만들어져야비로소우리사회는차별없는사회로한걸음
자혁명’이일어나지않았다.그이유는글말인한문으로학문을지속했던시대
누리꾼들은논란장면이편견을조장하고장애인비하의도가나타
나아갈수있을것이다.
적한계때문이다.15세기유럽에서는‘구텐베르크의활판인쇄술’로비로소책
난다며작가에게항의했다.이후해당장면은수정됐으나주요독자
안효빈부장97anhyobin@hufs.ac.kr
이대량생산되기시작했다.자기나라말들로도책이대량생산됨으로써,이를
통한지식의생산과유통이폭발적으로증가했다.유럽에서는15세기에가히
‘문자혁명’이시작됐다.이‘문자혁명’은유럽인들의삶자체를변화시켰다.이
우리학교 풍경
캠퍼스의가을이깊어갑니다.
‘문자혁명’으로유럽의중세는종말을고했고,이른바유럽의근대가출현했다.
아름다운교정의 단풍을잠깐감상하세요!
지식은늘새로운지식에의해보완되고대체되면서변화해왔다.현대를‘디지
털시대’라고한다.‘디지털시대’의지식은그동안의아날로그시대의지식변
화속도와는비교가되지않게빠르게변한다.인간의언어는이제0과1로구성
된디지털의기계언어로정보가변환된다.모든정보와지식이디지털화하고네
트워크로연결된다.컴퓨터와알고리즘에의해그정보가대량으로처리된다.우
리는‘정보혁명’의한가운데서있는것이다.그결과누구나새로운것을끊임없
이배우고학습할수있는기회가주어지게되었다.중세를벗어난근대가현대
가되었고,현대는다시미래로의새로운질적변화를겪고있다.이제정보와지
식의구조,그리고그지식의유효기간은근대와완전히달라졌다.
공자(孔子,B.C.551-B.C.479)는《논어(論語)》첫머리에서“배우고때로익혀가
다보면또한기쁘지않겠는가(學而時習之,不亦悅乎?)”라고하지만,디지털시
대에는정보와지식의변화속도가너무빠르고그양이너무많기때문에이를
다배우고익히는것이불가능해졌다.낮선정보와지식이기존에자신이가지고
있던가치관,신념,태도,행동과일치하지않을때,심리적불편함이생기는‘인
지부조화’가발생한다.이런‘인지부조화’를해소하기위해사람들은자신의가
치관,기대,신념,판단에맞는확증적인정보만을선택적으로인지하는‘확증편
향’을갖기도한다.그리고또자신에게영향을주거나자신이기대하는것과일
치하는것만을인식하는경향인‘선택적인지’를하기도한다.이런문제는개인
뿐만아니라사회에도적지않은문제를일으킨다.
디지털시대에우리는지식과정보를접할기회가많다.우리는이를유연하게
받아들이고공부하면서스스로계속변화하게된다.그래서우리는시대와환경
이바뀌어도우리자신에게의미있는,지속가능한가치가무엇인지묻는일을
더욱강조해야한다.정보의바다에서이들을꿰는‘통찰력’과자기내면의가치
를찾는‘자기반성력’그리고대면접촉이부족한환경에서의‘함께잘어울리는
능력’은더욱중요해졌다.디지털시대에교육의본질적인기능과그의미를다
시물어야한다.어디에고정되어있지않고더욱‘자기를비우며’더욱‘큰나’
가되라는가르침은고전적이지만여전히미래적인것이다.공자(孔子)가‘아는
사진:김지수편집장
것을안다고하고모르는것을모른다고하는것,이것이아는것’이라고했고,소
크라테스(Socrates,B.C.470경-B.C.399)는‘아무것도모르는자기자신을아는
것,이것이지혜’라고했다.2,500여년전의고전적가르침인‘자기가무엇을알
십자말풀이
고모르는가에대한자기인식과통찰’이디지털시대의지적존재로의성장에
첫걸음인셈이다.
김원명(철학과교수,외대학보편집인겸주간)
e-mail:97didu@hufs.ac.kr
김인철
김원명
김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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