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12페이지

11
열린공간
2019년5월22일수요일
사설
빈의자
국·부장 고정칼럼
죽음이란무엇인가
블루보틀열풍이보여주는
밀레니얼세대의가능성
모든사람은죽는다.소크라테스는사람이다.소크라테스는죽는다.3단논법을
배울때쓰이는문구다.3단논법을배우려고하는데,나는3단논법보다모든사람
이죽는다는사실,소크라테스가죽었다는사실,그리고나도사람이고나도죽을
것이라는사실에더큰고민과관심이있었다.나는지금살아있는데,죽음을생각
지난3일‘커피계의애플’로불리는미국스페셜티커피브랜드‘블루보
맥상통한다.이는가격과품질에중점을뒀던기존의소비형태와반대
하게하는이문구는대학교에갓들어온새내기,영어로‘Freshman’,1학년첫
틀’이서울성수동에한국1호매장을열었다.미국에서출발한블루보
되는모습을보여준다.
학기철학과학생이배우게되는논리학시간에접하는사실적이면서도건조한
틀은일본에이어글로벌2호진출국으로우리나라를택한것이다.개점
즉,블루보틀의주고객층인밀레니얼세대(1980년대초반~2000년
듯하지만어떤이에게는충격적일이문구로3단논법을배웠던기억이난다.나
당일블루보틀은하루종일온라인을뜨겁게달구며많은사람들의관심
대초반출생한세대)에게블루보틀과같은플라시보소비는그들의불
는30여년이흘러지천명(知天命)을넘기고도다시죽음이란무엇인가를묻는다.
을모았다.특히매장방문을위해자정이막지난시간인0시30분부터
명확한미래및여러포기에서따라오는무기력감과상실감을극복할수
심폐사나뇌사와같은의학적인죽음만이죽음의다가아니다.우리는그것을
줄을서기시작해영업시간시작전수백여명이모였다는사실이알려
있는대안인셈이다.밀레니얼세대는블루보틀이갖는‘희소성’을경험
전부인양살다가죽음을맞이하고있다.장례는장례식장에서치러지고,지인들
지며블루보틀을향한사람들의관심은더욱더커졌다.블루보틀은지
하며큰만족감을얻는다.이와같은사례는2016년7월미국의프리미
의장례식장에조문가서1-2시간앉아있다온다.내어린시절경험한장례문화
금까지도하루평균대기고객만200명을넘는등그인기가식지않고
엄버거브랜드‘쉐이크쉑’이서울강남에1호점을개점했을당시에도
로볼때,현재의장례문화는완전히다른미래세계의장례문화처럼어색하게느
있다.
찾아볼수있었다.
껴질때도있다.내가초등학교1학년2학년때,할아버지와증조할머니가돌아가
왜사람들은블루보틀에열광하는것일까?블루보틀은대기시간이
자신의만족감을중시하며가심비를추구하는밀레니얼세대의소비
셨다.할머니는내가군입대하던해에돌아가셨다.이분들은내가태어나고자란
평균3~4시간일뿐만아니라우리나라카페사업의기본공식과도같은
형태는많은점을시사한다.관점에따라누군가는이를옹호할수도,누
시골집에서임종을하셨고,그집에서장례를치렀다.어른들은모두베로된누런
와이파이와콘센트도제공하지않는다.가격또한다른프랜차이즈커
군가는비판할수도있다.하지만한가지분명한것이있다.이와같이
피전문점과비교했을때결코저렴한편이아니다.하지만이러한제약
상복을입고곡을했다“.아이고~아이고~”동네사람들이상여를메고우리산으
행복을추구하는자신만의방식이있는한그들은어떤어려움이와도
로가서삽으로무덤을파고천천히흙을넣어무덤을만드는긴의식이었다.불과
들에도불구하고매일수많은사람들은블루보틀을방문한다.전문가들
스스로극복하고이겨낼수있다는것이다.
은블루보틀열풍이포기를체화한청년세대의‘플라시보소비’를보여
몇십년만에우리의장례문화가완전히바뀌었다.아버지가돌아가셨을때의내
주는예라고분석한다.플라시보소비는실제생리작용이없는물질로
나이가40이넘었는데,임종은병원에서,장례는장례식장에서치러졌다.얼마전
만든약을뜻하는‘플라시보(placebo)’란단어와‘소비’가결합된신조
우리학교에다니는유학생두명이학교뒤주택가에서불의의화재사고로유명
어로가격대비마음의만족을축약한‘가심비(價心費)’란단어와도일
김초영 부장 96_ivana@hufs.ac.kr
을달리했다.유명을달리한고인의명복을빈다.우리주변에서일어나는죽음을
보면서죽음이란무엇인가를생각해본다.
미국예일대셜리케이건의‘죽음’강의록이우리나라에서『죽음이란무엇인
가』로번역돼베스트셀러가된적이있다.그는‘죽음에대하여모른다’고말한다.
십자말풀이
그런데도그의강의인‘죽음’은미국아이비리그를대표하는3대명강의로꼽히
는가하면,우리학교의무크(MOOK)와비슷한유형의오픈예일코스(OpenYale
Course)의대표강의로서미국은물론이고세계적으로많은시청자들이있다고
한다.이강의를바탕으로구성한그의책이바로앞에서말한『죽음이란무엇인
가』다.그는죽음을모른다고하면서도문헌적인여러죽음에관한이야기로강의
를구성한다.그리고죽음에대해얘기한다.그런데도왜그렇게그의강의는명강
의가됐을까?그리고그의강의록은어떻게베스트셀러가됐을까?여기서그이
유를세세하게따지자는건아니다.여러이유가있겠지만그이유가운데하나가
바로죽음을주제로다뤘기때문이라는것,그것을말하고자하는것이다.인류사
에서죽음을주제로이야기하고,글을쓰는것은오래된것이다.인간이생각을하
기시작한원초적인시절,태어나살고죽는모습속에서자연스럽게사유가시작
된것일것이다.
가까이는우리학교글로벌캠퍼스앞왕산리의지석묘라든가,유네스코세계문
화유산으로지정됐고세계에서가장많은고인돌유적이남아있는전북고창의
고인돌군으로부터청동기시절의인간의죽음에대한사유와의식행위에대해
생각해볼수있다.전세계고인돌의60%이상이우리나라에있다.우리나라에만
3만여기의고인돌이있어고인돌의나라라고도할수있다.화담선생(花潭徐敬
德,1489-1456)의「신귀사생론(神鬼死生論)」등으로부터도우리전통의죽음이
해를엿볼수있다.또중국에서는춘추시대의『장자』등을통해서,또멀리는인
도『아유르베다』나『장아함경』에도,티베트『사자의서』에도,그리스의소크라테
스에게도죽음은인류문명사에서중요하게다룬보편적주제였고,오늘날에도전
해들을수있는것이다.죽음은멀리있는것이아니다.우리주변에늘삶과함께
있는것이다.
법정(法頂,1932-2010)의『아름다운마무리』(2010)에이런말이나온다.“죽음
은끝이아닌새로운시작이다.육체속에영혼이깃들어있는것이아니다.몸안
에영혼이깃들어있다고생각하지마라.영혼이육체를지니고있는것이다.”영
혼은육체가자기할일을다했음을알고낡은옷을버리듯이한쪽에벗어놓는다.
일단죽게되면미련없이내생으로여행을떠난다는각오를평소에도지니고다
녀야한다.우리모두매일매일잘살기를바란다.잘산다는것은무엇인가?삶은
살음이고사름이다.생명이라는불꽃을사르면서살아가는것이다.살아간다는
미래의언론인,
것이곧살아지는것이고,살아지는것이사라지는것과다르지않은것이다.잘산
다는것은잘살아지도록하는것이다.잘살아지도록하는것은잘사라지도록하
는것과다른것이아니다.생사(生死)가일여(一如)하다는말이여기서나온것이
99기수습기자를
아닐까.
김원명(철학과교수,외대학보편집인겸주간)
모집합니다!
-나폴레옹-
?모집대상 양캠퍼스3학기이상활동가능한학생누구나
e-mail:96mountain@hufs.ac.kr
?지원마감 5월23일
?필기시험/면접일 서류심사후개별연락
?합격자공지 필기시험/면접후개별연락
?활동혜택 언론장학금혜택
김인철
취재활동비및취재수당지급
김원명
사회각계의선배들과의만남
나산
▶지원서수령및문의
외대학보페이스북페이지
학교홈페이지

현재 포커스의 아래내용들은 동일한 컨텐츠를 가지고 페이지넘김 효과및 시각적 효과를 제공하는 페이지이므로 스크린리더 사용자는 여기까지만 낭독하시고 위의 페이지이동 링크를 사용하여 다음페이지로 이동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