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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2015년 11월 25일 수요일
모든문장은나를위해존재한다
김진규(이란어88)
소설가김진규씨는우리학교이란어학과1992년졸업생이다.그녀는2007년소설로데뷔해2009년산문집
든문장은나를위해존재한다>,소설,2010년소설을발표했다.
늙고병든아버지의책장은낡은책들
로가득했다.텁텁한질감의,누렇게바
랜종이들에이해할수없는단어들과해
독이불가능한문자들이가득했다.나는
그세계가언제나막연하고두려우면서
도욕심이났다.
존재한다>,김진규
“작가가되려는의도를가졌던것은아니고,우연
이었고,시간의힘이었다.고등학교졸업하고부터책
을많이읽었다.미친듯이읽었다.19살부터20년가
까이책을손에서놓은적이없었다.그렇게읽다보니
머릿속으로넣는것은많은데나오는것이없었고,이
만큼읽었는데‘나도한번써보고싶다’하는생각이
들었다.책을읽다보니자연스레쓰게된것이다.결
과물이자연스레나왔고문학동네공모에참가했는
데운좋게당선됐다.나는원래계획을세우고그것을
실행해나가는사람이아니다.무엇이든지하다보니
길이보이고방법이생기고아이디어가떠올랐다.그
냥평소에쓰던것들이조금씩뭉쳐졌다.조금씩쓰던
것들이모여책이됐다.작은눈덩이가굴러가커지듯
이.”
“그냥그렇게살면평생누구엄마,누
만큼.그러지않음미칠거야!”라고했다.어쩌면그녀
의글은정말멋진글일때가별로없다.그래서‘그런
율의마지막선택>,김진규
는남편의말처럼미치지않기위해자신의우울증을
의식을가지면글이좋지않구나’하는생각을갖고있
구마누라로만살것같아서...나자신
-2010년독자의만남에서아직도자신이소설가
작중인물들에게조금씩나누어준것이아닐까?
다.다른작가들도같은생각으로자신은부족하다는
라는것에정서불안(역할갈등)이있다고했다.아직도
을찾고싶었다.”
“어떤소설가들은인물을만들어두고그들이살아
생각을할거다.
소설가라는이름이불안한가?
가는것을관찰하는것으로소설을쓴다는데,나는그
-그럼진짜잘쓴글은무엇이라생각하나?
“내가소설가라는것에대해자신감을가지려면작
-2010년이후작
게안된다.그런작가들은정말고수인거다.나는내
“주제사라마구의에서대륙이동설을말
품으로말을해야하는데세작품이후책이없으니그
품이없다.최근근황은?
인물에온전히빙의해야만글을쓸수가있다.사실내
하는부분.발상,표현력,공부삼박자가완벽한멋진
때보다자신감이더떨어졌다.지금도‘내가재능이있
“생계형글을쓰고있다.여기저기기획사나신문
첫번째책인와
문장이다.이런글을보면내가얼마나부족한지느낀
나?’하는생각이든다.”
사등….다음작품구상은하고있는데밀고나갈상황
280일>은동시에구상했던작품인데,전자는정말끝
다.나는저세가지중공부에관해선최고인데….
-그녀의책에
이못된다.”
없이우울하고무거운반면에후자는경쾌한마당놀
-그녀의말대로전작,
서‘소설이사람을구원할수있는가’에대한답으로그
-근황을묻는질문에생계형글을쓰고있다는그
이같은작품이다.나는인물한사람한사람에빙의
나님의280일>,을보
녀는‘아니,나는소설이누군가를구원할수있다고는
녀의얼굴엔아쉬움이묻어있었다.
해야만이야기를쓸수있기때문에두작품을동시에
면소설을쓰기위해많이공부한티가난다.조선시대
생각하지않는다.’고썼다.소설이누군가를구원할
“사람이생계에메이면뒤로밀려가는것이있을
진행할수없었다.그래서우선를마무리
역사적사실에관한서술이대단하다.
수있다고생각하지않는다는말은,소설이사람을바
수밖에없다.‘먹고살기위해좋아하는일을제쳐두면
짓고다음작품을진행할수있었다.
“우선자료는정말많다.국회도서관에가면논문
꿀수없다는말인가?
삶에낙이없고재미도없고보람도없다,그러니까생
-그녀는2007년문학동네소설상을받아데뷔했
도볼수있고검색도되고.공부는문제가된적이없
“책이사람에게영향은줄수있지만달라지게는
계를위한일이어도관심있는분야의일을했으면좋
다.그녀에겐가정주부인것외에도특이한점이있었
다.어느부분에대해써야하면그분야에대한공부는
할수없다고생각한다.나는문학이거창한것이라고
겠다’항상딸에게하는말이다.소설을못써도글을
다.수상하기전에시나단편소설을써본적이없고,
전혀힘들지않다.억지로는못해도재미가있으면다
생각하지않는다.문학은즐기는것이다.정서를위한
쓰고있으니하나의연습이라생각하고내가하는것
처음쓴장편소설로덜컥상을받은것이다.그녀의글
찾아지고쓸수있다.내이야기의팔할은공부에의
도구지혁명을논하기엔문학에게너무큰부담을주
처럼.만약내가글이아니라어디사무직을한다면정
솜씨는타고난것일까?
지한다.공부가지겨워지는순간이야기는없다.재능
는것같다.물론누군가의글은주먹이될수있고누
말불행할것같다.”
“아니다.그냥그나마편하게쓸수있는정도였다.
없는자의비극이다.”
군가에겐한풀이가될수있다.무엇이옳고그른지는
-그녀는졸업직후결혼을해가정주부가됐다.당
무슨말이냐면학창시절에글쓰는숙제를내주면어
-그녀의책,
작가마다다르기도하고독자마다다르기도하다.”
시그녀는그동안자신이배운모든것이쓸모없어지
렵지않게해내는정도?빛나는재능은하나도없었
280일>,은모두조선
는것같아우울증을겪었다고한다.중·고등학교그
다.다른작가들의작품을보면느껴지는재능같은것
시대를배경으로한다.그녀는소통의부재나사람과
갑자기글을쓰기시작한건,표면장
리고대학에서배운모든지식은고된‘집안일’과마주
은절대로없다.음악좋아한다고모두음악가되는것
사람사이의관계는예나지금이나별다를게없다는
력의 끝을 보았기 때문이다. 한 방울만
쳤을때그녀에게아무런답을주지못했다.
아니듯이.그냥책을좋아하기만했다.시나소설을딱
걸보여주려고옛시절을빌려왔다고한다.그녀에게
“집안일이나육아라는게정말중요한것임에도불
더얹으면바로터질것같은위태로움을
히써본적은없었다.그런데이런습관은있었다.주
현대시대를이야기할생각은없을까?
구하고사실해도티가잘안난다.그렇다고하지않을
변환경을볼때머릿속에서문장으로그것을구성해
“내가현재시대를바라볼안목이부족하다.독자
내안에서느꼈다.,김진규
수는없고….게다가매일매일반복된다.‘내가이려려
보는그런습관.여기서단어를이렇게바꿔보면어떨
적으로무언가를판단할수있을지모르겠다.현대이
고공부했나?’하는생각많이했다.나는오히려학생
까하는생각도들었고.그냥버스에서보이는의자나
야기를말하려면기준과의식이어느정도잡혀야한
문학이란무엇일까?그녀는문학이인간을구원
때보다집안일을하면서근원적인물음을많이가졌
바깥풍경을머릿속에서문장으로만들어보고그랬
다.그래야만현대의이야기를할수있는데나는자료
할수없다고말했다.그건문학에너무큰짐을지우
다.‘나는무엇이며왜태어났고왜사는가’같은것들.
다.이습관덕에어딜돌아다녀도심심할때가없었
나누군가의판단에도움받지않는것에자신이없다.
는것이라고말하면서.하지만나는그녀와인터뷰를
현실이너무싫어서책을읽었다.적어도책을읽을때
다.지금도소설을쓸때머리속에서그림을그린후
늘판단하려면자료와의견을다양하게들어보고판
하면서그녀와는정반대의생각을가지게됐다.그녀
만큼은현실의‘나’를잊고책속으로들어갈수있잖
에보이는그림을글로표현한다.
단할수있는데,과거는자료가많으니가능하다.어떻
의삶을또한번크게바꾼것도책이고문학이지않
나.현실의모든것을잊고책속으로도피한것이다.”
-그런데내가아는거의모든작가들은자신에게
게보면얍삽한것일수도.재능보다는노력의결과물
았나.
-그녀를소설가로만들어준책인는
재능이없다고말한다.너무겸손한것아닌가?
로쓰니...그리고나는현대이야기는재미가없다.
조선시대중상류층사람들의얽히고설킨사랑이야기
“일반적인사람들가운데선글을쓰는재능이있
다.수많은인물들이나오는데하나같이어두운면을
다고는할수있을지모르지만,작가들사이에서‘재
내이야기의팔할은공부에의지한다.
가진다.즉엔완벽한사람이나행복한결
능있다’고할수있을정도의재능은없는것같다.원
글 김정록 기자 91rock@hufs.ac.kr
공부가지겨워지는순간이야기는없다.
말을맞는사람은없다.그녀의남편은그녀가우울증
체너무잘쓴글들이많으니그들과비교하면내글이
사진 윤수연 기자 91alicia@hufs.ac.kr
재능없는자의비극이다.
으로힘들어할때,“당신에겐출력이필요해,입력된
그수준일수는없다고생각한다.그리고자만한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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