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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 Jason.H.S.Kim
China
베이징의
왕푸징다졔
김진아 통번역대학원 한중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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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푸징다졔의 포장마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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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푸징다졔의 초입
그러나 왕푸가 있기 전부터 이 거리는 존재하고 있었다. 원나라 말에서
명나라 초, 웅몽상(熊夢祥)의 저서《근진지(析津志)》에는 “원나라 때는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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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를 딩쯔졔(丁字街)”라고 불렀다고 기록되어 있다. 오늘날 덩스커우
(燈市口)에서 진위(金魚) 후통에 이르는 거리다. 이 거리는 민국 후기에
는 바멘차오(八面槽)라고 불렀는데, 길 중간에 청조의 유물인 팔각형의
물이 담긴 구유가 놓여 있어서 남북을 오가는 여행객이나 상인에게 마실
ⓒ joy456
물을 제공했다고 한다. 당시에는 사람이나 화물을 실어 나르는 노새와 말,
청나라 말 왕푸졔는 남쪽으로 둥쟈오민강(東交民巷)에 생긴 외교사절의
실크로드를 밟았던 낙타도 아마 이곳 우물에서 물을 마시지 않았을까 하
거주지와 접하면서 훨씬 더 번성하게 되었으며, 다른 지역의 상점에 비해
고 상상을 해본다.
외제물건이 넘쳐났다. 예를 들면 1915년 개업했던 헝더리(亨得利)는 로
렉스나 론진, 오메가와 같은 스위스 명품 시계를 판매했다. 그밖에 1911
왕푸징다졔로 꿋꿋이 살아남은 질곡의 역사
년에 개업한 모자 전문점 성시푸(盛錫福)나 1920년 개업한 신발과 모자
다시 스왕푸와 가까이 있었던 둥안먼 이야기로 되돌아오자면 둥안먼은
전문점인 둥성허(同升和)와 같은 역사와 전통을 품고 세월의 파고를 헤
왕가와 우물, 그 화려한 과거를 품다
1921년 임자사변(壬子事)때 불타고, 남쪽에 있던 황청 역시 1917년 철거
쳐 나온 백년노포(百年老鋪)도 있다. 이 백년노포들은 문혁(文革) 시기
왕가(王家)인 왕푸(王府)와 우물이라는 뜻의 징(井)의 합성어인 왕푸징
앞이라고도 하지만 현재 왕푸징은 천주교 예배당 측면도로에서 대각선
되었다. 성도 소실되고 문도 존재하지 않지만 둥안시장이 왕푸에 관한
에 헝더리는 수도시계점(首都鍾表店)으로 성시푸는 홍기모자점(紅旗帽
에 과거 왕푸와 우물이 있었음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왕푸가 사
으로 보이는 길모퉁이에 있다. 새로 만들어진 우물은 뚜껑도 생기고, 울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
店)으로, 그리고 둥성허는 장정신발점(長征鞋店)으로 가게명이 바뀌는
라지자 우물도 그 정확한 위치를 상실했다. 청나라 주일신(朱一新)의 저
타리도 생기고, 뚜껑에 “1998년 왕푸징다졔(王府井大街) 정돈 개조 시
둥안시장은 원래 청말 오삼계(吳三桂)의 왕푸였다. 오삼계는 순치황제(順
수난을 겪었지만 나중에는 제 이름을 되찾았다.
서인 《경사방항지고京師坊巷志稿》에는 “왕푸졔(王府街)에는 우물이 2개
발견되어 이와 같이 기념한다”고 위치의 당위성을 부여한 안내문도 있지
治皇帝)에게 평서왕(平西王)에 봉해졌으며 저택 또한 호화스러웠다. 그
백년노포들 뿐만 아니라 왕푸징다졔 역시 이름에 얽힌 웃지 못 할 에피
있었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조지충(趙志忠)의 저서 《베이징의 왕푸와 문
만 진위 여부는 아직도 미지수다.
러나 그가 반역이라는 불명예를 당하자 그의 저택인 평서왕푸 역시 액운
소드가 있다. 청나라 때 왕푸다졔라고 불리던 거리가 북양정부(北洋政府)
화(北京的王府與文化)》에는 “이곳은 원래 왕푸의 저택이었다. 왕예푸 중
《명태종실록(明太宗實錄)》에 보면 왕푸는 “황청(皇城) 남동쪽에 황태손
을 피하지 못했다. 결국 왕푸는 훼손되었고 팔기병(八旗兵)과 신기영(神
가 들어서자 다졔를 셋으로 나눠 이름을 각각 붙여주었다. 다졔 남단은
에 유명한 우물이 있었다. 당시 우물 위에는 정교한 육각형의 정자가 있
의 궁이 건설되었고 둥안먼(東安門) 밖에 스왕디(十王邸)가 건설되었다.
機營)의 훈련장이 되었다. 1903년 광서(光緖) 29년, 왕푸다졔 양쪽에 노
왕푸징얼(王府井兒)이라고 했고 가운데는 파멘차오, 북단은 왕푸다졔라
었고 우물 입구는 큰 돌로 둥그렇게 구멍을 냈으며 우물가가 높았다. 우
영락(永樂) 15년 6일 착공하여 완공되었다”라고 적혀 있다. 즉 왕푸는 명
점이 생겼다. 노점은 버려진 신기영 훈련장까지 수용하여 둥안시장이라
고 했다.
물 남쪽에는 왕푸의 넓은 정원이 있었다”라고 적혀 있다.
나라 친왕(親王) 10명의 사저였던 것이다.
고 이름을 지었다. 즉 왕푸징다졔가 오늘날 베이징의 쇼핑 일번지로 불
그런데 1897년 광서 23년 모리슨(Morrison)이 영국의 《더 타임즈(The
우물이 있었다는 사실은 왕푸졔 남단 서쪽으로 텐수이징이라는 지명을
스왕푸는 오늘날 솨이푸(帥府) 후통에서 장안졔(長安街) 일대에 위치했
릴 수 있도록 1903년 둥안시장에서부터 기초를 닦았다 해도 과언이 아니
Times)》베이징 주재원으로 와서 둥쟈오민강에 거주하게 되었다. 1902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후통은 원래 몽고어로 우물이라는 뜻이다. 우물은
다고 한다. 왕푸징다졔(王府井大街)는 이로 인해 이름이 붙여졌으며, 명
다. 둥안시장은 둥안먼과 황청이라는 후광에 힘입어 장사가 잘 되었다.
그는 750파운드로 왕푸징다졔에 위치한 부동산을 매입하였다. 모리슨은
그간 시대 변화와 더불어 폐기와 유기라는 수모를 당했다. 혹자는 왕푸
나라 때는 스왕푸 혹은 스왕푸졔라고 불렀고, 청나라 때는 왕푸다제(王
1909년 선통(宣統) 원년에 쓰여진《경화백이죽지사(京華百二竹枝詞)》에
위안스카이(袁世)의 황제 옹립에 공을 세워 1912년 위안스카이의 정치고
징의 정확한 위치가 경제일보 건물이라고도 하고 공예미술서비스 빌딩
府大街)라고도 불렀다.
서는 둥안시장의 번영이 잘 묘사되어 있다.
문이 되었으며, 1919년 북양정부대표단 고문의 신분으로 파리회의에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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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FS MAGAZINE 2008 AUTUMN 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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