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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ERVA 2014 Spring vol. 60
HANKUK UNIVERSITY OF FOREIGN STUDIES
영화인생 56년이라고 하지만 중간에 12년의 공백기간이 있었습니다.
배우로서 국민배우라는 타이틀을 얻으실 만큼 성공하신 후 다른 기회나
평범한 학창시절을 보내셨는데 그 속에 외대와의 인연이 있지요?
제안도 많이 받으셨을 듯한데요, 오직 한 길만을 향한 도전, 남달라 보입니다.
제가 만약 외대에서 베트남어 전공을 안 했으면 영화배우가 안 됐을 거예
배우로서 영화 외에 다른 일에 한눈을 판 적은 없죠. 순수하게 영화예술
차선을
요. 대학에 지원할 당시 뭔가 생동감 있는 학과가 어딜까 찾다가 당시 베
로, 배우로서 인생의 승부를 보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어요. 요즘 젊은
트남 전쟁이 한창이어서 베트남어과를 선택했고, 베트남전에 참전하려
이들 중에는 영화뿐 아니라 방송 등 여러 가지를 다 잘하고 싶어하는 친
생의
최선으로
고 ROTC도 지원했거든요. 그런데 뜻밖에 졸업과 동시에 전쟁이 끝나버
구들도 많지만 저처럼 영화만 하겠다고 고집하는 친구들도 있더군요. 어
려서 전공 살려볼 기회가 없어져버리고 만 거죠. 외대 ROTC 친구들은
느쪽이 옳다거나 좋다고 말할 수는 없는 거죠. 자신이 무엇을 할 때 즐거
기업에서 전부 서류전형으로 다 뽑아갔는데 저만 취직이 안 되었고요. 한
운지를 잘 알고, 그 일을 행복하게 한다면, 그게 옳은 것이고 좋은 인생이
첫 선택,
만드는
2년간을 뭘 해야 되나 절치부심하면서 중대 연영과 대학원을 한 학기 다
라고 생각합니다. 제 경우는 영화 현장에 있을 때 제일 행복해요. 여행 떠
녀보기도 했지만 영화를 공부로 하는 건 나한테 안 맞는 것 같아서 바로
나는 것 같은 즐거움을 느끼고요. 하지만 인터뷰하자, 특강하자는 요청을
영화 현장으로 가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나름대로 준비를 하게 되었죠. 어
받으면 부담감부터 느껴요. 그런 일은 저하고는 안 맞는 거죠. 그걸 좋아
한국외대
긍정의 힘
린 시절엔 영화를 나의 의지로 시작한 것이 아니라 우연찮게 시작한 것이
하는 사람은 그게 맞는 거고요. 그래서 저는 오직 영화배우로서 먹고살고
라서 영화의 매력도 잘 몰랐어요. 그러다 대학시절을 포함한 12년간의 공
세상의 인정도 받겠다고 생각을 했던 겁니다. 영화배우로 알려지다보니
백을 거치며 어른이 되면서 영화가 재미있고 할 만하고 멋진 일이라는 걸
공적으로 맡게 되는 직책들도 있는데 유니세프 홍보대사를 20년 넘게 해
깨닫게 된 거죠. 새로운 도전을 통해서, 또 뜻밖의 좌절을 통해서 오늘날
오고 있지요. 지구 저편, 우리와 다른 곳에 힘들게 사는 사람들의 모습을
의 제가 만들어진 거예요.
제가 가서 보고 돌아와 그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알리고 도움을 요청
하는 일인데 물론 힘들 때도 있지만 보람이 커서 힘들다는 느낌 없이 하
고 있어요. 아시아나 국제단편영화제의 집행위원장 역할도 11년째 하고
외대 재학 당시 연기와 관련한 활동을 하기도 하셨죠?
있는데 이 일도 굉장히 재미있어요. 연출자가 되려고 하는 여러
외대에는 ‘우리말 연극’이라는 말이 있었어요. 외대이기 때문에 다들 ‘원
나라 젊은이들과 만나고 그들이 만든 다양한 영화들을
어연극’을 하니까 보통 연극이 특별한 게 됐죠. 베트남어과는 ‘외대 연극
보는 일이 참 즐겁습니다. 자신이 원하는 꿈을 찾아
과’라고 할 정도로 우리말 연극동아리 활동이 활발했는데 제 대학생활은
도전하는 사람들을 만나는 일은 늘 유쾌하죠.
그 동아리 활동이 거의 전부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부분을 차지했
어요. 저는 연기보다는 주로 스탭으로 참여했어요. 기획을 맡았죠. 연극
경연대회에 도전하려고 등록금을 다 털어 넣어 연극대회 참가비용을 마
인생에서 커다란 도전을 앞두고 있는 수험생들에게 인생 선배로서 해주고
련하기도 했어요. 다행히 상금을 받아서 투자한 등록금을 만회했지요. 참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즐거운 추억입니다. 그 동아리에서 4년을 보내면서 끈끈한 인간관계를
다들 힘든 상황이겠지만 뭉뚱그려 얘기한다면, 자신이 가진 꿈을 계속 찾
맺었고 그때 친구들은 지금도 만나고 있어요.
아가는 게 맞다는 거예요. 최선을 다해서 자신의 꿈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선택을 해야겠고요. 최선이 안 된다면 차선을 선택하고 받아들이는 것도
중요한 거 같아요. 지나고 생각해보면, 최선이 반드시 행복한 것은 아니
외대만의 개성, 외대인만의 특징이라면 어떤 걸 꼽을 수 있을까요?
라는 걸 깨닫게 돼요. 차선도 자신이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거기서 더 좋
타 대학과 다른 외대의 특징이라면 특유의 아기자기함, 친밀감이 아닐까
은 것을 찾을 수 있으니까요. 최선이라는 건 따로 있는 것 같지 않고 자
싶어요. 제가 학교에 다닐 때는 교정을 걷고 있는 커플만 봐도 어느쪽이
신이 좋아하는 것,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것을 열심히 하는 게
외대생이 아닌가를 한눈에 알아챌 정도로 서로 친했어요. 졸업한 후에도
최선이 아닌가 싶어요. 도전이라는 게 거창한 게 아니고, 자기가 관심이
외대생들만의 친밀함은 유지가 되는 것 같아요. 올해가 외대 60주년인
있고, 해서 즐거운 것, 그런 것에서부터 시작해 자신의 가능성을 넓혀가
데, 기념식에 참석해서 정은아 동문이 사회를 보는 토크쇼에도 나갔지요.
고 깊이를 만들어 가는 게 도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당장 뭔가가 마음
예전에 비해 외대가 대외적으로 많이 알려지고 캠퍼스도 넓어졌지만 동
대로 안 된다고 좌절하지 말고, 거기서 한 단계 더 나은 방향을 선택하면
문들의 친밀함은 하나의 전통처럼 변함없이 유지되고 있는 것 같아요. 또
서 긍정적인 마음으로 조금씩 나아가면 돼요. 꿈을 갖고 어떤 일을 시작
하나의 특징은 동문들의 도전정신이에요. 외국 나가면 세계 어딜 가도 외
했다면 1, 2년 하다가 놓쳐버리지 말고 10년, 20년을 해보자는 거죠. 어
대인들이 없는 곳이 없지요. 미디어에서 활동하는 동문들이 많기도 하지
떤 일이건 10년을 하면 사람들이 그를 인정하게 되고 20년을 열심히 하
만 각종 매체를 통해 학교 소식을 접할 때 정말 기쁩니다. 최근에 미대통
면서 어려움을 견디면 반드시 빛을 보게 된다고 장담합니다. 주변에서 그
령 오바마가 우리나라를 방문했을 때 외대를 선택해서 거기서 스피치하
런 경우를 많이 보았어요.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호흡을 길게 가지고
는 모습을 볼 때도 제 마음이 뿌듯했고 각종 대학평가 순위에서 외대가 높
긍정적으로 모든 걸 바라보면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크게 성장
은 자리를 차지했다는 신문보도를 볼 때도 기뻤습니다. 저는 외대 동문이
한 자신을 발견하는 날이 옵니다.
라는 것이 좋고, 늘 자랑스러워하며, 학교에 애착을 많이 갖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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