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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ERVA 2014 Spring vol. 60
HANKUK UNIVERSITY OF FOREIGN STUDIES
못한 것도 있으니까 부족한 건 스스로 찾아서 채워야죠. 그건 어느 나라,
어를 전공하는 친구들이 모이면 각자 자기가 전공하는 언어로 인사말,
외대를 한마디로 얘기한다면요? 그리고, 노어과를 선택했던 이유
언제나 유쾌하고 명랑한 모습이십니다. 삶에서 좌절을 경험한 적
어떤 학교에서도 마찬가지일 거예요.
사랑고백의 말을 서로 가르쳐주고 배우게 되잖아요. 그렇게 조금씩 접
를 말씀해 주세요.
은 한번도 없었나요?
한 것이 나중에 국제적으로 진출할 때도 도움이 되고 우리와 다른 사람
유열(무역학과 84학번) 선배가 이런 얘길 했어요. 외대는 들어갈 때보
한 번도 어디 떨어져 본 적이 없긴 해요. 대입 재수도 안 했고, 운전면
들에게 보다 쉽게 접근하고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지요. 젊은 시절에는
다 나와서 더 좋아하게 되는 학교라고. 그 말에 정말 공감해요. 그리고
허도 단번에 땄고, 대회를 나가면 항상 상을 받았고요. 첫 직장인 <객석
대학시절 다른 학생들과 달랐던 점이 있었다면 무엇이었습니까?
계속 새로운 문물을 접해야 해요. 외대는 선배들이 지구촌 방방곡곡으
외대에는 세계가 함께 있는 느낌이에요. 수많은 언어 전공이 모여 있어
>에도 바로 입사가 됐어요. 러시아음악원에도 생각보다 수월하게 들어
도서실에서 토플이나 상식문제집을 공부하는 취업준비생들 옆에서 저
로 다 진출해 있어요. 외대에 들어오면 다들 외향적이 되는 것 같아요.
서 정말 배울 게 많았고, 언어와 함께 다양한 문화를 접하면서 가능성이
갔고요. 그런데 바로 그 다음에 시련이 왔죠. 저는 준비가 잘 안됐던 거
는 셰익스피어 희곡집을 읽었어요. 동아리 활동을 비롯해서 학교와 학
시선이 밖으로 향해 있기 때문일까요? 외대는 밖으로 나가는 창이잖아
넓어지는 걸 경험하게 되었죠. 러시아어를 전공하면서 다른 언어도 어
예요. 성악에 미련이 있어서 늦게나마 러시아음악원에 유학을 갔는데,
과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재미있는 대학생활을 하려고 했어요.
요. 교가에도 이런 구절이 있죠. “세계를 호흡하는 젊은 가슴” 글로벌 시
깨너머로 많이 배웠거든요. 고등학교 때 제2외국어는 프랑스어를 했지
선생님하고 잘 맞지 않았어요. 그러면서 학교생활을 힘들게 했던 거 같
그 시절에 가장 중요한 건 내가 무얼 하고 싶고 뭘 제일 잘하는지를 찾
대에 꼭 필요한 것이죠.
만 중국어 회화 서클에 들어서 일찍부터 대륙에 대한 꿈을 품었어요. 남
아요. 거기다 러시아가 모라토리움을 선언하고 우리나라는 외환위기를
는 일인 거 같아요. 거기에 시간과 힘을 쏟으면 사회가 요구하는 스펙보
들이 모르는 미지의 세계를 개척해보고 싶더라고요. 러시아어과를 선택
겪게 되면서 결국 제가 학교를 그만두고 돌아오게 됐어요. 10년을 계획
다 훨씬 더 많은 걸 얻을 수 있어요.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스펙이 아니
한 것도 그런 맥락이었던 것 같아요.
한 유학이었는데 3년만에 돌아오게 되었으니까 실패한 거죠. 성악가로
라 나의 내면이 얼마나 여물어 있는가가 중요해요.
마지막으로 수험생들을 위해 조언 한마디 남겨 주시겠어요?
서는 성공을 못 했지요. 하지만 그게 전화위복이 되었달까요? 돌아와
외대에는 세계를 향한 꿈이 있습니다
저는 대학 1학년 때부터 목요음악반이라는 동아리에 가입해서 고전음
성적이 생각보다 안 나온다고 힘들어하지 마세요. 지금 가려는 학교나
서 KBS 클래식FM 방송출연을 시작으로 음악평론가로 활동하게 되었어
악을 해설하고 합창단도 꾸려서 활동했어요. 지금 하고 있는 음악 해설
학과가 적성에 맞지 않으면 어떡하나 미리 고민하지 말고요. 저는 중학
요. 방송에서 한 주에 하나씩 주제를 갖고 음악이야기를 하다보니까 이
을 그때부터 시작한 셈이죠. 목요일 오후 다섯시에 차이코프스키의 발
생 때 너무 숫기가 없어서 연습을 시킨다고 어머니가 영어말하기대회에
걸 가지고 음악회를 하면 좋겠다 싶어서 이야기가 있는 음악회를 만들
레 음악에 대한 내용을 준비해서 첫 발표를 하는데 제가 너무 잘해서
내보내셨어요. 저는 집에서 책읽고 음악 듣는 걸 좋아하는 내성적인 소
대학시절을 보내면서 방황했거나 어려웠었던 점은요?
게 되었고 그게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는 거죠.
선배들이 기립박수를 쳤던 순간이 잊히질 않아요. 열심히 준비하니까
년이었거든요. 영어말하기대회에 나가서도 무표정한 얼굴로 딱딱한 어
사실 처음에는 러시아어도 어렵고 해서 적응을 잘 못했어요. 러시아어
내용이 다 외워지더라고요. 그렇게 매주 모여서 같이 음악을 듣고 토론
조로 외기만 해서 계속 장려상만 받다가 마지막에는 1등도 한 번 했어
동사변화를 외우고 문법을 배우는 게 어렵더라고요. 1학기에는 방황했
했던 게 바탕이 되어서 오늘까지도 이 일을 하고 있는 거죠. 대학시절
요. 장려상 받는 건 좋은 거죠. 계속 발전할 여지가 있는 거니까. 그런 경
다고 볼 수 있는데 2학기부터 마음을 다잡으면서 러시아 민요에 반해버
기존의 틀에 매이지 않고 다방면에 도전을 하시는데, 그런 용기와
에는 뭔가 계산적으로 하는 일보다는 자신이 좋아서 하는 일이 나중에
험이 성격을 바꾸는 중요한 계기가 되고 나름 무대경험이 되었나봐요.
렸어요. 가슴을 움켜쥐고 흔들어놓는 음악들을 들으면서 러시아어와 러
유연함은 어디에서 나왔다고 생각하시는지요?
결과도 좋고, 인생의 바탕을 쌓은 소중한 시간으로 남는다고 생각해요.
여러분도 지금 여러분의 한계나 단점에 실망하거나 좌절하지 말고, 그
시아음악은 내가 평생 해야 되는 거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공부했어요.
제가 엘리트 음악가의 일반적인 코스, 즉 예술중고-음대-줄리어드 이
것을 자신의 또다른 가능성을 찾아 나가는 새로운 도전의 계기로 삼으
2학년 때는 88서울올림픽에서 러시아어 통역봉사를 하게 되었는데 그
런 식의 루트를 밟지 않았기 때문이 아닐까요? 인문계 중고를 거쳐 외
가장 중요한 건 내가 무얼 하고 싶고
면 된다는 걸 항상 잊지 말기 바랍니다.
때 러시아 사람들을 직접 만나면서 러시아에 더욱 흥미를 갖게 되고 깊
대를 나와 나중에 음악공부를 했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았나 싶어요. 평
이 좋아하게 되었죠. 당시 88서울올림픽 문화예술축전이 엄청났어요.
뭘 제일 잘하는지를 찾는
소 인문학의 관점으로 음악을 바라봐왔고 동경하다가 성인이 된 이후
실패의 경험은 새로운 도전의 계기가
오후 5시에 통역봉사를 마치면 저녁엔 공연을 보러다녔는데 그때 보고
에 음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기 때문에 좀 더 폭넓게 바라볼 수 있었
일인 것 같아요
들은 감동이 지금도 남아 있어요. 대학 시절엔 학교를 다니고 있더라도
던 게 아닌가 싶어요. 특히 외대는 다양한 언어 다양한 문화의 접근이
된다는 것을 잊지 마세요
사회를 놓치지 말고 다양한 장소에서 인성과 교양을 쌓는 기회를 만들
매우 유용하고 원하는 언어는 다 배울 수 있어요. 세계가 한 캠퍼스 안
어야 해요. 학교 공부란 게 그렇잖아요. 만족스런 과목도 있지만 그렇지
에 모여 있는 느낌이죠. 인도어과 태국어과 스웨덴어과 등등 각국의 언
“문화예술에 대한
나의 다각적 도전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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