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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랑스러운 외대인 2
사업가로서의 시작은 누구보다 빨랐다. 대학생이
문막 공장 완공되면 아시아 최대 규모의 생산량 갖추게 돼
던 스물한 살, 그는 학교를 그만두고 창업을 택했
이렇게 마련한 자금과 그동안 쌓은 창업 노하우를 바탕으로 그는 2006년,
다. 그러나 두 번의 도전은 모두 실패로 끝났다. 부
‘스탠다드펌’이라는 개인사업자로 독립했다. 2년 뒤에는 법인으로 전환했다.
동산 사기를 당해 8억 원의 빚까지 지고 신용불량
처음에는 단순히 알루미늄을 수입해 유통하는 일이었지만 지금은 제조업
자가 되었다. 벼랑 끝에 몰려 극단적인 생각까지
에도 진출해 알루미늄을 빌렛 형태로 만들어 판매한다.
했던 그는 마음을 다잡고 신림동 고시촌에 들어
알루미늄 빌렛은 알루미늄에 철과 마그네슘 등을 혼합해 만든 것으로 섀
가 사법고시를 준비했다. 마침 고시를 보려면 토
시, 가드 레일, 휴대폰 부품 등 일상에서 사용하는 여러 가지 제품의 주 재
익 700점 이상의 공인 영어점수를 제출해야 한다
료가 된다. 그는 “석유 산업으로 예를 들면 원유를 수입한 뒤 정제해 주유소
는 규정이 신설되면서 고시촌에 일대 혼란이 일던
에 파는 정유회사와 같은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때였다. 꾸준히 영어 공부를 했던 그는 하루 세 시
새롭게 시작한 사업이 막 자리를 잡아갈 무렵 위기가 닥쳤다. 2009년 미국
간씩 영어 강사 일을 하며 생활비와 학비를 감당
의 리먼 브러더스 사태가 터진 것. 국제 경제가 흔들리면서 환율은 급등했
했다.
고, 알루미늄 값은 반값으로 떨어졌다. 금융기관의 대출금 상환 요청까지
하지만 고시 역시 뜻대로 되지 않았다. 3년여 세
거세졌다. 도산 위기를 겨우겨우 모면하며 안정을 찾기까지 2년 여의 시간
월 동안 2차 시험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이미
이 흘렀다.
결혼을 한 상태라 더 허송세월을 할 수도 없었다.
조금씩 수익이 나기 시작하자 2012년에는 파주 공장을 인수해 본격적으로
결국 취업을 택했다. 금융회사 법무팀에서 일하면
제조에 뛰어들었다. 유통을 담당하는 도매법인은 계열사로 분리했다. 한편
서도 창업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았던 그는 틈틈
리먼 사태를 겪으며 국제 경제에 너무 무지했다는 반성과 함께 경제연구팀
이 무역과 관련된 공부를 했다.
을 만들어 매일 경제보고서를 발간했다. 자체적으로 연구 조사한 것이 아니
그러던 중 기회가 찾아왔다. 한 무역 회사의 법무
라 매일 쏟아져 나오는 자료 중 필요한 것들을 모은 형태였다. 누구나 열람
관련 사건을 맡게 된 것. 한동안 파트너로서 그를
할 수 있도록 홈페이지에도 올렸다. 그것이 경제전문잡지 창간으로 이어졌
지켜본 무역 회사 사장은 성실한데다 법과 무역을
다. 최근에는 부산에 있는 한 알루미늄 제조업체를 인수했고, 생산량을 늘
두루 잘 아는 그에게 ‘함께 일하자’고 제안했다.
리기 위해 올해 완공을 목표로 강원도 문막에 새 공장을 짓고 있다. 이처럼
“알루미늄을 수입해 국내에 파는 회사였습니
필요에 따라 자연스럽게 회사를 키우고 업종을 다변화해 현재 스탠다드그
다. 저는 국내 영업을 담당했는데 혼자서 연
룹의 계열사는 6개에 이른다.
매출 600억 원까지도 올렸어요. 그런데 어느
특히 그는 문막 공장에 대한 기대가 크다. “문막 공장과 파주 공장이 100%
“무엇을 하고 싶은지 한번 적어보세요. 꿈을 정리해보면 그걸 위해서
아무것도 없이 시작한 사람도 대기업을 만들 수
날, 사장님이 저를 부르더니 10억 짜리 수표를
가동될 경우 아시아 최대 생산 규모가 된다”며, “내수 판매 확대는 물론 현
무엇을 공부해야 할 지가 보입니다. 계속 공부를 하다 보면 기회가 와
있고, 노력하면 반드시 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
주면서 혼자 해보라는 겁니다. 그 돈으로 알루
재 10% 정도인 수출 물량을 크게 늘릴 수 있어 매출도 8,000억 원 이상까
요. 공부를 해야 그게 기회라는 걸 알 수 있고, 잡을 수 있습니다. 그
다는 게 그의 바람이다. 영역도 알루미늄에만 한
미늄을 샀는데 당시 환율이 800~900원대였
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래서 저는 학교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대학원에서 MBA 과정을 하
정하지 않는다. ‘무슨 일이든 즉시, 반드시, 될 때
어요. 알루미늄 시세는 주식처럼 변동 폭이 크
며 많은 것을 배웠고, 강의해보고 싶다는 꿈도 이루었어요. 저는 학교
까지 한다’는 책 구절을 좌우명으로 삼고 있다는
거든요. 오후에 사서 다음날 아침에 팔면 많게
학교는 나를 바꾸어 준 곳, 장학금 기부 결심한 계기
에서 얻은 게 정말 많아요. 이번에 장학금 기부를 결심하게 된 것도
김상백 회장. 자신의 목표를 향해 거침없이 질주
는 하루 800만 원 이상도 벌었습니다. 덕분에
사업으로 정신없이 바쁜 와중에도 그는 손에서 책을 놓지 않았다. 창업에
그 때문입니다. 학생들이 공부를 통해 자신의 꿈을 펼쳐나가기를 바
하는 이 젊고 유능한 사업가의 미래가 문득 궁금
그동안 두 번의 사업 실패로 진 빚을 모두 갚
대한 관심으로 대학을 중퇴했지만 지적 호기심이 유난히 많았던 그는 학점
랍니다.”
해진다. 서른 다섯, 이룬 것보다 이룰 것이 더 많은
았지요.”
은행제, 사이버대학 등을 통해 학부 과정을 마치고 2007년 외대 경영대학
20대 때부터 ‘To do list’를 쓰기 시작했다는 그는 지금도 여전히 그 목록에
나이이기에.
원에 입학했다. 올 초에는 박사과정까지 마치고 현재 외대 학부 학생들에게
새로운 꿈을 추가한다. 반대로 이룬 것은 지워나가고 있다. 박사학위 5개, 현
자신의 전공인 ‘재무전략’을 강의한다.
금 300억, 요트 구입 등 한때 70여 개에 달했던 꿈 목록이 어느새 40여 개
성공한 사업가이자 선배로서 그는 학생들에게 “계산하지 말고, 하고 싶은
로 줄었다. 그 사이 또 어떤 것들이 추가될 지는 그도 아직 모른다. 그 중에
것을 하되 그에 필요한 공부를 끊임없이 하라”고 조언한다. 그는 특히 ‘관심
서도 그가 사업가로 가장 이루고 싶은 꿈은 ‘중소기업을 대기업으로 만드는
분야에 대한 공부’를 강조했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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