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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3
H U F S F A M i LY
물고기는 물 밖으로 나와서야 비로소 물의 존재를 알게
에밀리아
된다고 한다. 최근 늘 사용하던 한글을 다시금 돌아보며
그 존재를 새삼스러워하는 분위기가 세간에 일고 있다.
그러나 그런 것이 어디 한글뿐이랴.
&비에타
우리 음식을 알리기 위해 개최한 주한 외국인 한식요리
경연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에밀리아, 비에타 교수.
평범하게만 느껴지는 한식요리를 우리보다 소중히 여기는
주한 외국인 한식요리 경연대회
이들에게서 우리 음식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최우수상 수상
교수_ 폴란드어과
“가을을 연상시키는 가장
“폴란드에 한국요리와 문화를 소개하는
한국적인 음식으로 승부했죠”
책을 내려고 합니다”
지난 11월 9일 삼성 코엑스에서 개최된 ‘코리아 푸드 엑스포 2011’의 부대행
에밀리아 교수가 한국과 처음 맺은 인연은 한국외대였다. 2003년 포스난에
사로 ‘주한외국인 한식요리 경연대회’가 매스컴의 열띤 취재 분위기 속에 펼
소재한 아담미츠키에비츠(Adam Mickiewicz)대학에서 언어학 박사과정 재
쳐졌다. ‘내 친구에게 대접하고 싶은 한식’이라는 주제로 세계 각국의 주한
학 중 한국외대에서 온 교환학생들에게 폴란드어를 가르치기 시작한 것이
한국과
대사관 직원 부인과 교수, 학생, 방송인 등 40명이 2명씩 20개 팀을 이뤄 분
다. 매 학기 약 15명 규모의 수업으로 3년간 가르쳤는데 강의에 대한 좋은
주하고 열띤 분위기 속에 준비해 온 요리를 선보였다. 이 대회의 최우수상
반응이 이어지자 한국외대에서 아예 에밀리아 교수를 한국으로 초대한 것
폴란드 사이,
은 한국외대 폴란드어과 에밀리아 찰코스카 킴 교수와 비에타 강 보거츠
이다. “그래서, 제가 ‘네!’하고 왔죠.” 다시 생각해도 기분이 좋은 듯 에밀리아
교수에게 돌아갔다. 아무도 이들의 우승을 예상하지 못했는지 요리하는
교수는 활달하게 웃었다.
동안 아무런 인터뷰 요청도 받지 못해 살짝 기분이 상했다고 장난스레 말
“2006년에 한국에 왔을 때 전에 가르쳤던 학생들이 모두 도와줘서 힘든 건
한식요리로
하는 비에타 교수. 하지만 요리하는 동안에는 그런 것도 모를 만큼 오로지
전혀 없었어요. 그리고 2007년에 남편을 만나서 다음해 결혼하고 얼마 전
요리에만 몰두했었다고 한다.
아이도 낳았어요. 원래 학교에서 5년의 휴가를 받고 한국에 온 거였는데 다
“우리가 평소에 음식에 관심이 많은 걸 학과장님이 알고 계셨나 봐요. 우리
시 돌아가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벌써 여기가 더 익숙해졌어요.”
길을 놓다
학교 폴란드어과의 좋은 이미지도 보여줄 겸 한 번 나가보라고 추천해 주셔
에밀리아 교수와는 달리 비에타 교수는 처음부터 바르샤바대학교에서 한
서 갑작스레 나갔죠. 처음에는 자신이 없었지만 막상 대회는 재미있었고 상
국어를 전공한 경우다.
도 받게 되어 더 좋았습니다.”
“한국어과에 진학한 고등학교 선배가 재미있다고 하는 거에요. 서점에 가봤
이들이 선택한 메뉴는 구절판과 호박타락죽. 소복이 정성을 모아 모양 좋
더니 한국 관련된 책이 단 한 권도 없었어요. 그러니까 오히려 호기심이 생
게 담은 나뭇잎, 대추 등으로 가을을 연상시키는 예쁜 담음새를 연출한 것
겼어요.” 학교를 마친 후에는 아예 한국학중앙연구원에 민속학 박사과정으
이 수상의 이유가 아닐까 한다고.
로 유학을 왔다. 4년 전부터 외대에서 강의를 하는 비에타 교수는 대사관
비에타 교수는 “구절판과 호박타락죽의 제일 큰 장점은 예쁜 거죠. 요리하
에서 근무하며 한국사람과 결혼한 폴란드 커플의 친목모임을 만들기도 하
는데 양념도 별로 안 들고 손도 많이 안 가고요. 잘 고른 것 같아요. 우린
는 등 그야말로 에너지 넘치는 삶을 살고 있다. 이들은 내년에 폴란드에서
요령 좋은 아줌마잖아요”라며 쾌활하게 웃었다. 사실 이들을 단순히 외국
한국요리책을 낼 계획을 가지고 있다. 요리와 함께 관련된 재미있는 이야기
인이라고만 부를 수는 없어 보였다. 비에타 교수는 10년, 에밀리아 교수는 6
를 담아 한국문화도 함께 소개할 목적이다. 동유럽에서는 유일하게 한국문
년간 한국에 거주했으며 더욱이 두 명 모두 한국사람과 결혼했다. 한국어
화센터가 있을 정도로 폴란드에서 한국에 대한 관심이 많이 자라났지만 한
는 물론 모두 수준급이다. 예전부터 한국요리에 대한 관심도 많아 에밀리아
국을 소개하는 변변한 가이드북조차 없는 형편이 아쉽기 때문이다.
교수는 시어머니에게, 비에타 교수는 개인적으로 어머니처럼 여기는 동료교
“열심히 찾으면 문학 번역서 정도는 있지만 한국에 관해 알 수 있는 책이
수의 어머니에게 오랫동안 요리를 배우고 있다.
아무 것도 없어요. 솔직히 늘 일본이나 중국과 비교하며 얘기해야 하는 게
“뭐, 거의 다 해봤어요. 국, 반찬, 찌개, 부침개, 청국장까지. 순대는 앞으로 해
항상 억울해요. 알 수 없으면 사실 존재하지 않는 나라나 마찬가지잖아요.”
보려고 하고. 다음주에는 우리 집에서 다같이 김장을 하기로 했어요. 물론
따뜻한 바깥의 시선으로 우리의 음식을 보고 있는 에밀리아와 비에타 교
보쌈도 해먹어야죠.”
수. 이들이 읽어주는 우리의 음식은 어떤 것일지, 책이 발간되었을 때 다시
만나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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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는 물 밖으로 나와서야 비로소 물의 존재를 알게
에밀리아
된다고 한다. 최근 늘 사용하던 한글을 다시금 돌아보며
그 존재를 새삼스러워하는 분위기가 세간에 일고 있다.
그러나 그런 것이 어디 한글뿐이랴.
&비에타
우리 음식을 알리기 위해 개최한 주한 외국인 한식요리
경연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에밀리아, 비에타 교수.
평범하게만 느껴지는 한식요리를 우리보다 소중히 여기는
주한 외국인 한식요리 경연대회
이들에게서 우리 음식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최우수상 수상
교수_ 폴란드어과
“가을을 연상시키는 가장
“폴란드에 한국요리와 문화를 소개하는
한국적인 음식으로 승부했죠”
책을 내려고 합니다”
지난 11월 9일 삼성 코엑스에서 개최된 ‘코리아 푸드 엑스포 2011’의 부대행
에밀리아 교수가 한국과 처음 맺은 인연은 한국외대였다. 2003년 포스난에
사로 ‘주한외국인 한식요리 경연대회’가 매스컴의 열띤 취재 분위기 속에 펼
소재한 아담미츠키에비츠(Adam Mickiewicz)대학에서 언어학 박사과정 재
쳐졌다. ‘내 친구에게 대접하고 싶은 한식’이라는 주제로 세계 각국의 주한
학 중 한국외대에서 온 교환학생들에게 폴란드어를 가르치기 시작한 것이
한국과
대사관 직원 부인과 교수, 학생, 방송인 등 40명이 2명씩 20개 팀을 이뤄 분
다. 매 학기 약 15명 규모의 수업으로 3년간 가르쳤는데 강의에 대한 좋은
주하고 열띤 분위기 속에 준비해 온 요리를 선보였다. 이 대회의 최우수상
반응이 이어지자 한국외대에서 아예 에밀리아 교수를 한국으로 초대한 것
폴란드 사이,
은 한국외대 폴란드어과 에밀리아 찰코스카 킴 교수와 비에타 강 보거츠
이다. “그래서, 제가 ‘네!’하고 왔죠.” 다시 생각해도 기분이 좋은 듯 에밀리아
교수에게 돌아갔다. 아무도 이들의 우승을 예상하지 못했는지 요리하는
교수는 활달하게 웃었다.
동안 아무런 인터뷰 요청도 받지 못해 살짝 기분이 상했다고 장난스레 말
“2006년에 한국에 왔을 때 전에 가르쳤던 학생들이 모두 도와줘서 힘든 건
한식요리로
하는 비에타 교수. 하지만 요리하는 동안에는 그런 것도 모를 만큼 오로지
전혀 없었어요. 그리고 2007년에 남편을 만나서 다음해 결혼하고 얼마 전
요리에만 몰두했었다고 한다.
아이도 낳았어요. 원래 학교에서 5년의 휴가를 받고 한국에 온 거였는데 다
“우리가 평소에 음식에 관심이 많은 걸 학과장님이 알고 계셨나 봐요. 우리
시 돌아가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벌써 여기가 더 익숙해졌어요.”
길을 놓다
학교 폴란드어과의 좋은 이미지도 보여줄 겸 한 번 나가보라고 추천해 주셔
에밀리아 교수와는 달리 비에타 교수는 처음부터 바르샤바대학교에서 한
서 갑작스레 나갔죠. 처음에는 자신이 없었지만 막상 대회는 재미있었고 상
국어를 전공한 경우다.
도 받게 되어 더 좋았습니다.”
“한국어과에 진학한 고등학교 선배가 재미있다고 하는 거에요. 서점에 가봤
이들이 선택한 메뉴는 구절판과 호박타락죽. 소복이 정성을 모아 모양 좋
더니 한국 관련된 책이 단 한 권도 없었어요. 그러니까 오히려 호기심이 생
게 담은 나뭇잎, 대추 등으로 가을을 연상시키는 예쁜 담음새를 연출한 것
겼어요.” 학교를 마친 후에는 아예 한국학중앙연구원에 민속학 박사과정으
이 수상의 이유가 아닐까 한다고.
로 유학을 왔다. 4년 전부터 외대에서 강의를 하는 비에타 교수는 대사관
비에타 교수는 “구절판과 호박타락죽의 제일 큰 장점은 예쁜 거죠. 요리하
에서 근무하며 한국사람과 결혼한 폴란드 커플의 친목모임을 만들기도 하
는데 양념도 별로 안 들고 손도 많이 안 가고요. 잘 고른 것 같아요. 우린
는 등 그야말로 에너지 넘치는 삶을 살고 있다. 이들은 내년에 폴란드에서
요령 좋은 아줌마잖아요”라며 쾌활하게 웃었다. 사실 이들을 단순히 외국
한국요리책을 낼 계획을 가지고 있다. 요리와 함께 관련된 재미있는 이야기
인이라고만 부를 수는 없어 보였다. 비에타 교수는 10년, 에밀리아 교수는 6
를 담아 한국문화도 함께 소개할 목적이다. 동유럽에서는 유일하게 한국문
년간 한국에 거주했으며 더욱이 두 명 모두 한국사람과 결혼했다. 한국어
화센터가 있을 정도로 폴란드에서 한국에 대한 관심이 많이 자라났지만 한
는 물론 모두 수준급이다. 예전부터 한국요리에 대한 관심도 많아 에밀리아
국을 소개하는 변변한 가이드북조차 없는 형편이 아쉽기 때문이다.
교수는 시어머니에게, 비에타 교수는 개인적으로 어머니처럼 여기는 동료교
“열심히 찾으면 문학 번역서 정도는 있지만 한국에 관해 알 수 있는 책이
수의 어머니에게 오랫동안 요리를 배우고 있다.
아무 것도 없어요. 솔직히 늘 일본이나 중국과 비교하며 얘기해야 하는 게
“뭐, 거의 다 해봤어요. 국, 반찬, 찌개, 부침개, 청국장까지. 순대는 앞으로 해
항상 억울해요. 알 수 없으면 사실 존재하지 않는 나라나 마찬가지잖아요.”
보려고 하고. 다음주에는 우리 집에서 다같이 김장을 하기로 했어요. 물론
따뜻한 바깥의 시선으로 우리의 음식을 보고 있는 에밀리아와 비에타 교
보쌈도 해먹어야죠.”
수. 이들이 읽어주는 우리의 음식은 어떤 것일지, 책이 발간되었을 때 다시
만나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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