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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번역은 세계화의 문
외국어 잘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미처 번역 안 된 소설을 해외에서 직접 주문해 읽고 외국의
드라마를 동시 시청하는 수준이다. 그래도 우리는 여전히 좋은 번역을 기다린다. 행간에 숨은 뜻,
단어 하나가 암시하는 진의까지. 텍스트가 가진 의미를 완전하고 오롯하게 알고 싶은 욕심 때문이다.
그럼, 진짜 ‘번역’이란 무엇인가. 외국어를 잘 하는 것과는 다른, ‘좋은 번역’을 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지, 최근 ‘번역의 미로’를 펴낸 김욱동 교수에게 물어보았다.
김욱동 (한국외대 영어통번역학과 교수)
번역의 문을 통해 비로소 만나는 세상
돈을 주고 정보를 사고판다는 정보화 시대, 나라와 나라 사이의 국경이 베를린 장벽처럼 모두 허물
어졌다는 세계화 시대에도 의사소통은 여전히 옛날과 같거나 오히려 전보다도 더 어려워졌다. 컴퓨터
와 인터넷 그리고 온갖 소셜네트워크의 발달이 참다운 의미의 의사소통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된다
는 것은 참으로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이렇게 여전히 의사소통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오늘날, 번
역은 그 어느 때보다 역할이 커지고 중요성이 높아졌다. 인도가 영국 식민주의의 굴레에서 풀려난 뒤
첫 번째 수상을 지낸 자와할랄 네루는 영어를 두고 “세계를 바라보는 창문”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영
어라는 창문을 통하지 않고서는 국제정세를 조망할 수 없고, 국제정세를 제대로 조망하지 못하면
시대에 뒤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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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외대77호 내지.indd 20
2012-10-24 오후 6: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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