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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랑스러운 외대인 1
김희경 MBN 앵커
시복(諡福)은 신앙과 덕행을 인정받아 천주교가 존경할 대상으로 모시는
(이탈리아어과 92)
‘복자’의 칭호를 허락하는 것으로, 보통 바티칸에서 이루어지거나 그 외의
지역에서 거행될 때는 교황이 참여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례적으로 이번
시복식은 순교자의 땅에서 교황이 직접 집전했다. 카톨릭 신자인 김희경 앵
커는 “행사 전날 밤엔 잠도 설쳤다”며 웃었다.
“주최 측에서 선정한 거라 연락받고 깜짝 놀랐죠. 무엇보다 제가 그동안 해
온 일들과 다른 성격의 행사라 새롭고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시복식은 2
시간 정도 진행됐는데 신자들은 새벽 4시부터 현장에 모이기 시작했어요.
공식행사는 아침 7시부터 시작해 시복식이 끝난 후에도 몇 시간 동안 이어
졌어요. 무척 뜨거운 날이었는데도 평소와는 다른 힘이 생겨 행사를 잘 마
쳤습니다.”
그는 외대 이탈리아어과와 고려대 국제대학원을 마치고 1998년 MBN 기자
로 입사했다. 이후 정치부와 경제부, 국제부, 사회부를 거쳐 앵커가 되었다.
지금은 평일 오전 6시 50분에 방송되는 뉴스 프로그램 ‘굿모닝 MBN’의 단
독 진행을 맡고 있다. 그는 그동안 매경미디어그룹이 주최하는 ‘세계지식포
교황 시복식 진행은
럼’의 진행은 물론 각종 굵직한 국제 행사와 해외 주요 인사들의 인터뷰를
도맡아 해왔다. 이처럼 다양한 국제 행사 진행을 통해 입증된 실력이 이번
큰 영광이자 특별한 경험
시복식 진행자로 발탁된 배경으로 꼽힌다.
시복식이 끝난 뒤 화제가 된 건 그의 유창한 영어 실력이었다. 그는 어린 시
지난 8월 한국을 방문한 프란치스코
절 특파원인 아버지를 따라 초등학교 시절을 미국에서 보냈다. 뉴욕에서 5
교황의 가장 큰 내한 행사는 광화문
년 남짓 생활하다 한국으로 돌아와 중학교부터 대학원까지 모두 국내에서
광장에서 진행된 시복식이었다. 교황이
공부했다. 미국에 살 때는 한국어를 잊지 않도록 집에서 늘 우리말을 썼고,
직접 순교자의 땅에서 ‘복자’의 칭호를
귀국한 후에는 원서를 많이 읽고 영화나 음악을 즐기며 영어에 대한 감을
내리는 이 뜻깊은 행사는 전 세계 150여
잃지 않도록 노력했다고 한다.
“기자가 된 후에도 외신을 꾸준히 접했어요. 초기에 영어 뉴스 앵커를 3년
개국에 방송됐다. 이날 서울대교구 김환수
정도 진행하기도 했고요. 그 후 앵커로 진행한 프로그램들은 모두 한국어
신부와 함께 시복식을 진행한 사람은
방송이었지만 외국 유명 인사 인터뷰와 대담, 매년 열리는 세계지식포럼 사
MBN의 김희경 앵커. 유창한 영어와 깔끔한
회 때는 영어를 사용하고 있어요.”
진행으로 주목받은 그는 “우리나라에서,
교황이 직접 거행한 시복식에 참여한 것
역사가 만들어지는 순간을 현장에서 경험하는 매력적인 직업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이 많은 그는 대학 시절 다양한 활동을 했다. 통·
자체가 큰 영광이자 축복”이라고 말했다.
번역을 전문적으로 하는 동아리에 가입해 언어를 활용한 여러 업무에 눈을
돌리기도 했고, 예술단체에서 국제교류 업무를 맡는 등 새로운 분야에서
많은 경험을 쌓았다. 그 과정을 통해 언론사로 자신의 진로를 정했다.
“어릴 때는 패션 디자이너에서부터 국제변호사까지, 다양한 꿈을 갖고 있
었어요. 언론이라는 분야는 이 모든 것을 종합적으로 경험할 수 있을 거라
는 생각이 들었죠. 대학원 전공으로 국제지역학을 택한 것도 세상에 대한
궁금증과 호기심, 좀 더 나은 세상에 대한 다소 이상주의적인 생각이 있었
기 때문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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