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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ERVA
내 가슴을 뛰게 한
‘얼어붙은 땅’이 아닌
열정이 녹아있는 나라
열정의
‘1년 내내 얼어붙은 시베리아에는 곰과 늑대가 사람보다 더 많고, 불친절하고 무서워 보이는 사람들
Russia
은 항상 보드카에 취해 있으며, 안쪽 주머니에는 권총이 있는 마피아들의 천국…’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저는 러시아에 관해 이런 어처구니 없는 상상에 사로잡혀 있었습니다. 러시아
학과 전공을 택하고, 한국에서 먼발치에서만 접하던 러시아를 저는 2010년 여름에 처음 만났고,
1년의 어학연수를 끝낸 후에는 그곳에 관해 더 알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정치나 경제
적 교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올바른 이해도 함께 할 수 있는 해외문화홍보원 인턴십에 지원하게 되
었고, 당당히 합격하여 주러시아 한국문화원에서 인턴십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주러시아 한국문화원의 크고 작은 행사들은 300여 일 동안 진행됩니다. 문화원 내부의 수업(세종
학당, 태권도, K-POP, 한지공예)까지 포함한다면, 매일 한국을 홍보하는 셈이죠.
저는 문화원의 인턴으로 한 학기 동안 주러시아 한국대사관 문화홍보과에서 근무하였으며, 주된
업무는 회계였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받은 예산을 지출하는 현황을 정산하여, 현금출납부와
항목별지출명세서, 출납계산서로 작성하고, 온라인상의 예산관리시스템에 입력하고, 매달 본부에
관서운영경비출납계산서라는 이름으로 문서들을 취합하여 제출하는 업무였습니다. 언뜻보면 간단
해 보이는 제 업무는, 하지만 노력만으로는 완벽할 수 없는, 내 능력 밖의 영역이라고 느낄만큼 어려
웠습니다.
부차적으로 취재비자 발급을 돕는 업무도 수행했습니다. 한국 방송사가 러시아에서 촬영을 하기
위해서는, 취재비자와 허가증을 발급받아야 합니다. 이를 위한 중간다리 역할, 즉 러시아 외무성과
한국 방송사 프로듀서들 사이에서 구비서류를 작성하는 업무였습니다.
또한, 대사관의 문화홍보과로 걸려오는 문의전화를 받으면서, 얼마나 많은 현지인들이 문화원에 관
심이 많은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문화원에서의 행사에 참여하고자 하는 사람들도 많았지만, 문화
원에서 행사를 주최하고자 하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이런 문의로 시작된 행사들이 협의와 홍보의
과정을 거쳐 완성단계에 이르는 것을 보면서 감격스럽기도 했습니다.
가슴뛰는 한국인이자
자랑스러운 외대인으로
주러시아 한국문화원에서 이런 다양한 경험들을 하면서 저는 한국 문화 홍보는 물론, 대사관과 문
화원에서 업무처리 과정까지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내가 얼마만큼 성실할 수
있는지를 시험할 수 있었고, 내가 무엇이 부족한 지를 파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저는 자
랑스러운 조국을 홍보하는 데 기여하고 있었고, 마냥 신기하기만 했던 러시아를 조금 더 알 수 있었
습니다.
이 외에 APEC 모니터링과 MBC 프로그램 ‘무한도전’의 촬영을 위한 사전 연락과 촬영 보조, 한국
어 강좌 관련 협의를 위한 옴스크 출장 등 기타 업무들도 기억에 남습니다. 이것은 정말 어디에서도
할 수 없는 경험이었고, 이는 나의 모교가 외대이기에 가능했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처음 ‘미네르바’를 접했을 때, 내가 6년 뒤에 이런 후기를 쓰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와 생각해보니, “외대를 만나면 세계가 보인다” 라는 슬로건을 실현할 기회는 누구에게나 주어
지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 무엇을 해야할 지 모르겠다고 멈춰있지 말고, 도전정신과 열정을 발휘하
여 무엇이라도 경험해보길 바랍니다. 그런 열정의 시간들 속에서 어느덧 넓은 세계를 가슴에 품고
있는 여러분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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