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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공간
2020년5월27일수요일
사설
빈의자
국·부장 고정칼럼
변화의물결
우리시대의질서와도덕(道德)
17세기에이르러조선후기,우리나라에서양의문화는물밀듯
다고단정할순없다.그러나분명한것은변화를요구하는목소
고대동아시아철학의황금기인제자백가시절은춘추전국시기와같은시기로위기
의시대이자,위기극복을위한대안을만들어내던사유의시대였다.그가운데유가
밀려왔다.다른옷을입고다른언어를쓰는서양인은조선인에
리가일어날때이미변화는시작됐고이는회피할수없단것이
(儒家)와도가(道家)의이념을살펴보고자한다.유가에서는도덕(道德)을,도가에서
게호기심보다두려움을불러일으켰다.결국흥선대원군은그
다.
는자연(自然)을강조한다.도가에서는도덕을억지로만들어진부자연스런것으로
들을‘오랑캐’라고칭하며개항의문을닫았다.하지만새로운
흥선대원군은변화의물결을무시한채나라의문을닫았다.
본다.도가에서는본성을자연그대로놓아두라고한다.도가는도덕은만들어진것
기술을가진강대국들의압박은계속됐고그렇게조선은결국
그리고이는후에늦은개항으로조선이일본의식민지가될빌
이고,도덕에자연스런본성을억지로결합시키는유가를비판하는것이다.그런데
통로를열고개혁을시행했다.
미를제공했단비판을받았다.빠르게개항을단행한일본과달
아이러니한것은노자(老子)나장자(莊子,B.C.369?~B.C.286)의글을읽으면서,노
누구에게나‘변화’를겪는것은어렵다.인간은본능에따라
리조선은이보다약20여년후에개항을시행했고이런차이
자와장자이야기에도덕이야기가제법나온다는사실이다.노자와장자이야기들
안정을추구하기때문이다.변화를준단것은지금의안정을어
가문명의발전에큰격차를만들었단것이다.물론무조건빠른
이야말로도덕에대해호들갑을떠는것같다는인상마저든다.
지럽히고일시적으로혼란을가져온다.또한변화가필요하다
변화가옳다는것은아니다.공동체구성원의합의가아닌일방
처음에는‘도(道)’와‘덕(德)’이라는말이따로떨어져사용되었다.현대한자‘도
는것은현재의상태가온전치못하단반증이기도하다.따라서
적강요로이뤄낸변화는진정한변화라볼수없다.소통의과
(道)’자는‘쉬엄쉬엄갈’착(?)자에‘머리’수(首)자가결합된글자다.이도자의초기
변화는때때로인간에게두려움으로다가오며갈등의씨앗을
금문형태는세글자가결합되어있다.우선‘네방향으로통하는큰길’을뜻하는행
정에서우리는지속적인토의와토론을통해합의점을도출하
만든다.
(行)자의한가운데에위로는수(首)자,아래로는지(止)자가붙어있는모습이다.수
고미래를도모해야한다.잔잔한물결의파동이나중에거대한
(首)는‘관찰,사고,선택그리고방향등’을나타낸다.‘지(止)’는‘걸어나가는모양’
이번외대학보1044호엔교내에일어나는여러가지변화의
파도를만들어내듯작은변화의움직임이학교를발전시킬수
을나타낸다.『상형자전』에따르면,이는‘교차로입구에서길을잃은사람을도와길
움직임과그에대한갈등을다룬기사들이많았다.4면에실린
있다.
을안내’하는뜻이라고한다.이후에추상적인뜻이더해져,‘삶의길’이나‘우주원
‘융합인재대학신설,학교와학생의동상이몽‘은우리학교글
리’와같은뜻으로발전하게된다.현대한자‘덕(德)’자는행(行)의왼편부분과오른
로벌캠퍼스특성화와경쟁력차별화를신설된융합인재대학과
편에직(直)과심(心)이위아래로합해진글자다.갑골문에서는심(心)자가보이지않
신설과정에서의갈등을조명했다.5면에실린‘학교운영참여
고,후기금문에와서야심(心)자가더해졌다.초기갑골문의뜻은‘길의방향을명확
에학생자치의영향은어디까지인가’는학생자치권을두고이
히파악하고느릿느릿걸어가는모습’을뜻하다가,후기금문에서마음심(心)이들어
를확대하려는움직임속에서생긴갈등을다뤘다.어느쪽이옳
조미경부장99migyong@hufs.ac.kr
가면서,‘너그럽다’는뜻으로발전하면서‘높은뜻을지향하는고도의인격적행위’
라는뜻혹은‘자연원리에순응하는법칙’이란뜻으로발전하게되었다고한다.
순자(苟子,B.C.298?∽B.C.238?)가‘도덕(道德)’이란말을좀더분명하게사용하
며개념어로정착시키기는했지만,‘도덕’으로붙여말하기시작한이는오히려도가
한줄평...
의장자다.물론유가와도가는같은단어를가지고서로조금씩다른뜻으로쓴다.그
러니그들을굳이비교해서말할때에는세심한주의가필요하다.유가의도가주로
이론원칙또는도덕준칙을말하는것이라면,도가의도는우주본원의법칙또는무
위(無爲)의자연법칙과같은것이다.유가나도가모두내성외왕(內聖外王)의길을표
외대학보기자들의한줄기사
방하는데,도덕은내성외왕의길을가는것과관련된개념이다.도가에서는자연으
로돌아가형체와생명을온전히보존하는삶을추구하는데,도덕이란바로이런생
김나현: 진정한소통이무엇인지고민해봐야할때입니다.
명의근원으로돌아가실천하는일들과관련된개념이다.
‘도덕’이란관념이본격적으로쓰이기시작하던시기는한(漢)제국시대에이르러
김미정: 학생의권리를실현할수있길바랍니다.
서다.한제국은기본적으로밖으로유가를표방하지만실제안으로들어가보면법
가(法家)적인통치를했던나라다.즉‘덕을위주로하되형벌로보완하는’덕주형보
김연수: 융인대설립을반대합니다.
(德主刑輔)정책을사용했다.도덕은바로제국시대황제들의덕치로‘교화’정치를
표현하는것이었다.즉,상하위계질서를세우는기본개념으로사용되는것이었다.
이상우: 교내민주화가평화롭게이행됐으면좋겠습니다.
세상은도덕의교육장이고,정치지도자는바로도덕교육장인세상에서최고의스
이서미: 융인대설립은학생을위한것이아닙니다.
승으로‘왕도(王道)’를실현한다는관념이형성된것이다.우주의최고준칙이었던
‘도’가,사람사는세상의최고준칙인‘도덕’으로대체되었다.통치자의도덕적행
이준성: 어려운시기인만큼서로상처받지않도록신경썼으면좋겠습니다.
위가통치자가까이있는사람들에게영향을미치고그것이온세상사람들에게도
영향을미치며세상이도덕적인질서를갖게된다는것이다.후한(後漢)의왕충(王充,
이현지: 학생의목소리에귀기울이는학교가됐음좋겠습니다.
A.D.27~?)에따르면,‘이세상의도덕과인의’가곧‘하늘의도’라는것이다.그에게
도덕정치는천지에순응하는정치인것이다.이후성리학의도덕관념으로계승된다.
조미경: 변화의물결속에서구성원의합의를통한변화가이뤄지길기대합니다.
유가에서도덕을강조하는것과도가에서자연을강조하는것은달라보인다.하지
만그것들사이에공통적인측면이있다.그것들은모두더수준높은차원의원리적
조하영: 학생과학교가서로소통하며발전하길바랍니다.
인측면에서공통점이있다.노자가무위(無爲)한자연스런질서를이상으로말한것
조현수: 우리학교의모든과도기가의미있길바랍니다.
이라면,공자도도덕(道德)이란유위(有爲)를통해자연스런질서가잡힌무위(無爲)
의세상을꿈꾼것이아닐까?그들시대의시대적인요구는‘질서’였다.도가와유가
최민선: 학생이더행복할수있는학교를기대합니다.
는각자자신의성향에따라자연스런‘무위’의질서가잡힌세상혹은인위적인노
력으로‘도덕’의질서가잡히고이도덕질서는저절로이루어지는세상을꿈꾸고있
허지나: 코로나19로물리적거리가멀어진지금,상생의가치가더중요한때입니다.
는것이아닌가?우리시대의요구는무엇인가?그것은평등(平等),공감(共感),공생
(共生)의질서가아닐까?이것이저절로이루어진다면더할나위없지만,그렇지않
다면억지로라도노력을해서저절로이루어지도록해야하지않을까?
나는우리아이들에게일을대처하는나름의여러방식이있겠지만,사정과형편에
따라자기자리에서그저차분히대처할뿐,호들갑을떨지는말라고한다.물론우리
십자말풀이
앞에벌어지는일에차분히대처를할수도있고,큰소리를내며대처할수도있다.어
느경우든슬프거나아픈사람이최소화한그렇지만바르고떳떳하게하는처리가
되길바란다.
·김원명(철학과교수,외대학보편집인겸주간)
‘지난호를말하다’에응모해주신분
e-mail:98nahyuuuny@hufs.ac.kr
김인철
김원명
김나현
열린공간
2020년5월27일수요일
사설
빈의자
국·부장 고정칼럼
변화의물결
우리시대의질서와도덕(道德)
17세기에이르러조선후기,우리나라에서양의문화는물밀듯
다고단정할순없다.그러나분명한것은변화를요구하는목소
고대동아시아철학의황금기인제자백가시절은춘추전국시기와같은시기로위기
의시대이자,위기극복을위한대안을만들어내던사유의시대였다.그가운데유가
밀려왔다.다른옷을입고다른언어를쓰는서양인은조선인에
리가일어날때이미변화는시작됐고이는회피할수없단것이
(儒家)와도가(道家)의이념을살펴보고자한다.유가에서는도덕(道德)을,도가에서
게호기심보다두려움을불러일으켰다.결국흥선대원군은그
다.
는자연(自然)을강조한다.도가에서는도덕을억지로만들어진부자연스런것으로
들을‘오랑캐’라고칭하며개항의문을닫았다.하지만새로운
흥선대원군은변화의물결을무시한채나라의문을닫았다.
본다.도가에서는본성을자연그대로놓아두라고한다.도가는도덕은만들어진것
기술을가진강대국들의압박은계속됐고그렇게조선은결국
그리고이는후에늦은개항으로조선이일본의식민지가될빌
이고,도덕에자연스런본성을억지로결합시키는유가를비판하는것이다.그런데
통로를열고개혁을시행했다.
미를제공했단비판을받았다.빠르게개항을단행한일본과달
아이러니한것은노자(老子)나장자(莊子,B.C.369?~B.C.286)의글을읽으면서,노
누구에게나‘변화’를겪는것은어렵다.인간은본능에따라
리조선은이보다약20여년후에개항을시행했고이런차이
자와장자이야기에도덕이야기가제법나온다는사실이다.노자와장자이야기들
안정을추구하기때문이다.변화를준단것은지금의안정을어
가문명의발전에큰격차를만들었단것이다.물론무조건빠른
이야말로도덕에대해호들갑을떠는것같다는인상마저든다.
지럽히고일시적으로혼란을가져온다.또한변화가필요하다
변화가옳다는것은아니다.공동체구성원의합의가아닌일방
처음에는‘도(道)’와‘덕(德)’이라는말이따로떨어져사용되었다.현대한자‘도
는것은현재의상태가온전치못하단반증이기도하다.따라서
적강요로이뤄낸변화는진정한변화라볼수없다.소통의과
(道)’자는‘쉬엄쉬엄갈’착(?)자에‘머리’수(首)자가결합된글자다.이도자의초기
변화는때때로인간에게두려움으로다가오며갈등의씨앗을
금문형태는세글자가결합되어있다.우선‘네방향으로통하는큰길’을뜻하는행
정에서우리는지속적인토의와토론을통해합의점을도출하
만든다.
(行)자의한가운데에위로는수(首)자,아래로는지(止)자가붙어있는모습이다.수
고미래를도모해야한다.잔잔한물결의파동이나중에거대한
(首)는‘관찰,사고,선택그리고방향등’을나타낸다.‘지(止)’는‘걸어나가는모양’
이번외대학보1044호엔교내에일어나는여러가지변화의
파도를만들어내듯작은변화의움직임이학교를발전시킬수
을나타낸다.『상형자전』에따르면,이는‘교차로입구에서길을잃은사람을도와길
움직임과그에대한갈등을다룬기사들이많았다.4면에실린
있다.
을안내’하는뜻이라고한다.이후에추상적인뜻이더해져,‘삶의길’이나‘우주원
‘융합인재대학신설,학교와학생의동상이몽‘은우리학교글
리’와같은뜻으로발전하게된다.현대한자‘덕(德)’자는행(行)의왼편부분과오른
로벌캠퍼스특성화와경쟁력차별화를신설된융합인재대학과
편에직(直)과심(心)이위아래로합해진글자다.갑골문에서는심(心)자가보이지않
신설과정에서의갈등을조명했다.5면에실린‘학교운영참여
고,후기금문에와서야심(心)자가더해졌다.초기갑골문의뜻은‘길의방향을명확
에학생자치의영향은어디까지인가’는학생자치권을두고이
히파악하고느릿느릿걸어가는모습’을뜻하다가,후기금문에서마음심(心)이들어
를확대하려는움직임속에서생긴갈등을다뤘다.어느쪽이옳
조미경부장99migyong@hufs.ac.kr
가면서,‘너그럽다’는뜻으로발전하면서‘높은뜻을지향하는고도의인격적행위’
라는뜻혹은‘자연원리에순응하는법칙’이란뜻으로발전하게되었다고한다.
순자(苟子,B.C.298?∽B.C.238?)가‘도덕(道德)’이란말을좀더분명하게사용하
며개념어로정착시키기는했지만,‘도덕’으로붙여말하기시작한이는오히려도가
한줄평...
의장자다.물론유가와도가는같은단어를가지고서로조금씩다른뜻으로쓴다.그
러니그들을굳이비교해서말할때에는세심한주의가필요하다.유가의도가주로
이론원칙또는도덕준칙을말하는것이라면,도가의도는우주본원의법칙또는무
위(無爲)의자연법칙과같은것이다.유가나도가모두내성외왕(內聖外王)의길을표
외대학보기자들의한줄기사
방하는데,도덕은내성외왕의길을가는것과관련된개념이다.도가에서는자연으
로돌아가형체와생명을온전히보존하는삶을추구하는데,도덕이란바로이런생
김나현: 진정한소통이무엇인지고민해봐야할때입니다.
명의근원으로돌아가실천하는일들과관련된개념이다.
‘도덕’이란관념이본격적으로쓰이기시작하던시기는한(漢)제국시대에이르러
김미정: 학생의권리를실현할수있길바랍니다.
서다.한제국은기본적으로밖으로유가를표방하지만실제안으로들어가보면법
가(法家)적인통치를했던나라다.즉‘덕을위주로하되형벌로보완하는’덕주형보
김연수: 융인대설립을반대합니다.
(德主刑輔)정책을사용했다.도덕은바로제국시대황제들의덕치로‘교화’정치를
표현하는것이었다.즉,상하위계질서를세우는기본개념으로사용되는것이었다.
이상우: 교내민주화가평화롭게이행됐으면좋겠습니다.
세상은도덕의교육장이고,정치지도자는바로도덕교육장인세상에서최고의스
이서미: 융인대설립은학생을위한것이아닙니다.
승으로‘왕도(王道)’를실현한다는관념이형성된것이다.우주의최고준칙이었던
‘도’가,사람사는세상의최고준칙인‘도덕’으로대체되었다.통치자의도덕적행
이준성: 어려운시기인만큼서로상처받지않도록신경썼으면좋겠습니다.
위가통치자가까이있는사람들에게영향을미치고그것이온세상사람들에게도
영향을미치며세상이도덕적인질서를갖게된다는것이다.후한(後漢)의왕충(王充,
이현지: 학생의목소리에귀기울이는학교가됐음좋겠습니다.
A.D.27~?)에따르면,‘이세상의도덕과인의’가곧‘하늘의도’라는것이다.그에게
도덕정치는천지에순응하는정치인것이다.이후성리학의도덕관념으로계승된다.
조미경: 변화의물결속에서구성원의합의를통한변화가이뤄지길기대합니다.
유가에서도덕을강조하는것과도가에서자연을강조하는것은달라보인다.하지
만그것들사이에공통적인측면이있다.그것들은모두더수준높은차원의원리적
조하영: 학생과학교가서로소통하며발전하길바랍니다.
인측면에서공통점이있다.노자가무위(無爲)한자연스런질서를이상으로말한것
조현수: 우리학교의모든과도기가의미있길바랍니다.
이라면,공자도도덕(道德)이란유위(有爲)를통해자연스런질서가잡힌무위(無爲)
의세상을꿈꾼것이아닐까?그들시대의시대적인요구는‘질서’였다.도가와유가
최민선: 학생이더행복할수있는학교를기대합니다.
는각자자신의성향에따라자연스런‘무위’의질서가잡힌세상혹은인위적인노
력으로‘도덕’의질서가잡히고이도덕질서는저절로이루어지는세상을꿈꾸고있
허지나: 코로나19로물리적거리가멀어진지금,상생의가치가더중요한때입니다.
는것이아닌가?우리시대의요구는무엇인가?그것은평등(平等),공감(共感),공생
(共生)의질서가아닐까?이것이저절로이루어진다면더할나위없지만,그렇지않
다면억지로라도노력을해서저절로이루어지도록해야하지않을까?
나는우리아이들에게일을대처하는나름의여러방식이있겠지만,사정과형편에
따라자기자리에서그저차분히대처할뿐,호들갑을떨지는말라고한다.물론우리
십자말풀이
앞에벌어지는일에차분히대처를할수도있고,큰소리를내며대처할수도있다.어
느경우든슬프거나아픈사람이최소화한그렇지만바르고떳떳하게하는처리가
되길바란다.
·김원명(철학과교수,외대학보편집인겸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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