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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FS Special Theme
Prologue
지구촌 곳곳에서 계속되고 있는 피의 유혈사태
전쟁과 군사 분야의 세계적인 싱크 탱크인 스톡홀름 국제
평화연구소(SIPRI)의 ‘2008년 군비?군축?국제안보 연감’ 에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 한 해 전쟁희생자 1천 명 이상을 낳은 ‘주요 무장투쟁
(major armed conflicts)’은 모두 34개이다. 다행히도 분쟁지역 숫자
는 시간이 흐를수록 줄어들어 왔다. 이를테면 2007년 한 해 동안 전
2
쟁을 치른 곳은 13개 지역이지만 2006년엔 17개 지역이었으니, 1년
1 2009년 초 전쟁으로 파괴된 집 앞에 선 팔레스타인 사람들
사이에 4개 지역이 줄어든 셈이다.
2 돌을 던지며 저항하는 중동지역의 아이들
여기서 생각해볼 점 하나. 전쟁을 ‘한 해에 1천 명 이상 사망자’ 기준
으로 보는 것도 전쟁연구자들의 편의적 분류일 뿐이라는 점이다. 전
쟁 희생자가 1천 명이 안 된다고 전쟁이 아니라고 말하긴 어렵다. 이
는 동안 지금이 가장 많다. 지금 이 시간에도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라크나 중동 팔레스타인 지역에서 벌어지는 유혈투쟁들은 언론보도
팔레스타인을 비롯해 지구촌 곳곳에서 총성이 터지고 피의 유혈사태
를 통해 우리에게 익숙해 있다면, 지금도 아시아와 아프리카 곳곳에
는 이어지고 있다.
서는 국제적인 언론보도에서 소외된 이른바 ‘소리 없는 내전’이 벌어
지고 있다. 총소리와 박격포 터지는 소리들은 분명히 있지만, 그런 전
전쟁숫자는 줄었지만, 지구촌 평화의 길은 아직 멀어
쟁에 휘말린 사람들의 고통스런 신음소리가 지구촌 사람들의 안방에
2009년 국제분쟁을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유일한
까지 뉴스로 전달되지 않을 뿐이다. 아시아의 티베트와 미얀마(버마)
초강대국 미국이 벌이는 ‘테러와의 전쟁’이다. 지난 2001년 9?11 테
지역, 아프리카 지역의 알제리아, 소말리아, 그리고 중앙아프리카 지
러 뒤 벌어진 이 전쟁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고 끝을 알기 어려운 무
역의 콩고?우간다?부룬디 등지에서 벌어지는 유혈사태들이 그러하
한전쟁의 성격을 지녔다. 미국의 새 대통령 버락 오바마가 아프가니
다. 또 하나 짚고 넘어가야 할 중요한 점. 분쟁이 일어난 지역 숫자만
스탄 주둔 미군병력을 두배 가량 늘려 상황을 안정시키겠다고 하지만,
1
가지고 지구촌 상황이 나아졌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지역마다 편차
반미 테러의 근본동기를 헤아리지 않는 한 제2, 제3의 오사마 빈 라덴
가 크기 때문이다. 특히 아프가니스탄, 미얀마, 터키는 1년 전보다 전
과 그를 따르는 젊은이들이 줄을 설 것이다. 그럴 경우 지구촌 평화
쟁희생자가 50% 이상 늘어났다.
의 길은 멀어져 가기 마련이다. 먼 남의 나라 얘기할 것 없이 2009년
또 다른 문제는 고질적인 분쟁지역들이다. 21세기 들어 해마다 1천
한반도 상황은 어떠한가. 전쟁이야 터질 리가 없겠지만, 북한 핵폐기
명 이상의 전쟁 희생자를 낳은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카슈미르, 스리
를 둘러싼 긴장은 가라앉지 못한 상태다. 남북관계도 답답한 모습이
전쟁숫자 줄어들었지만,
글?사진 김재명 「프레시안」 국제분쟁전문기자
랑카(이상 아시아), 체첸(유럽), 콜롬비아(남미)는 지구촌의 단골 분
다. 이해와 신뢰로 이뤄야 할 평화구축의 바탕을 이루지 못하는 상황
쟁지역으로 꼽힌다. 이들 지역은 많은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어
이 안타까울 뿐이다. 2,400년 전 고대 그리스의 역사가 투키디데스는
지구촌 평화의 길은 멀다
왔고 살아남은 사람들조차 폭력의 위협에 떨며 불안한 하루들을 보
그의 ‘펠로폰네소스 전쟁사’ 에서 이렇게 기록했다. “전쟁은 일상적인
내는 중이다.
시민생활의 규범을 혼란 속으로 몰아넣을 뿐 아니라, 법과 정의의 이
올해는 전쟁으로 고통 받아온 많은 사람들의 얼굴에 모처럼 밝은 기
념을 제쳐놓고 우리 인간의 본성을 공격적이 되도록 만든다.” 희랍문
인류사를 돌아보면 피의 역사로 가득하다.
한 전쟁연구에 따르면, 우리 인간이 고대 이집트와 메소포타미아, 그리고 황하강 유역
운이 흐르게 될까? 안타깝게도 그 전망은 “아니오”이다. 2009년 지구
명의 꽃을 피웠던 아테네 시민들이 전쟁의 광풍에 휩싸이는 것을 지
등에서 문명사회를 이루기 시작한 이래로 지난 3,400년 동안 전쟁 없이 지낸 기간은 겨우 268년이다.
이즈음도 우리는 날마다 어
촌 현실을 돌아보면, 올해 초 팔레스타인 가자(Gaza)지구에서 벌어
켜보면서 투키디데스는 절망감을 느꼈다.
디선가 유혈투쟁이 벌어졌다는 소식을 듣는다.
그 이름도 무력충돌, 국제분쟁, 내전, 무장투쟁, 민족해방전쟁, 테러 등 다양하다.
졌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을 비롯해 이라크, 아프가니스탄에
그런 모습을 우리는 21세기의 여러 분쟁지역들에서 본다. 21세기의
어떤 것을 ‘전쟁’이라고 규정할지는 전쟁연구자마다 다르다.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전쟁 규정은 ‘1년 동안에 사망자가 1천 명 이
서의 혼란 등 평화와 안정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이를 반증하는 하
유혈투쟁들은 투키디데스가 절망했다는 인간의 공격적 본성만 갖고
상 낸 유혈충돌’이다.
2008년 12월부터 2009년 1월까지 22일 동안 이어졌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무력충돌은 사망자가 1천 명
나의 통계자료가 있다. 2009년 3월말 현재 9만 1천 8백명의 평화유지
는 설명이 안 되는 복합적인 요인들(‘세계정부’가 없는 무정부주의적
을 넘겼으니, ‘2009년도의 첫 전쟁’이다(팔레스타인 쪽은 사망자가 1,366명, 부상자는 5,400명에 이르는 데 비해 이스라엘은 사망자
군(군인 7만 9천 1백 명, 경찰 1만 3백 명, 군사정전감시단 2천 4백 명)
국제체제, 석유를 비롯한 자원 쟁탈전, 전쟁이 터지기를 기다리는 무
가 13명). 필자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하마스 사이의 무력충돌 뒤인 2009년 1월말 한국 언론인으로는 처음으로 이집트 라파 국경
이 전 세계 18개 분쟁지역에서 활동 중이다. 유엔평화유지군의 파병
기상인 등 어둠의 세력 등)이 깔려 있다. 결론은? “전쟁숫자 줄어들었
을 통해 팔레스타인 가자(Gaza)지역으로 들어갔었다.
그곳 가자는 거대한 파괴현장 그 자체였다.
숫자로 보면, 1948년 유엔이 평화유지활동을 시작한지 61년이 흐르
지만, 지구촌 평화의 길은 멀다”는 우울한 결론이다.
Prologue
지구촌 곳곳에서 계속되고 있는 피의 유혈사태
전쟁과 군사 분야의 세계적인 싱크 탱크인 스톡홀름 국제
평화연구소(SIPRI)의 ‘2008년 군비?군축?국제안보 연감’ 에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 한 해 전쟁희생자 1천 명 이상을 낳은 ‘주요 무장투쟁
(major armed conflicts)’은 모두 34개이다. 다행히도 분쟁지역 숫자
는 시간이 흐를수록 줄어들어 왔다. 이를테면 2007년 한 해 동안 전
2
쟁을 치른 곳은 13개 지역이지만 2006년엔 17개 지역이었으니, 1년
1 2009년 초 전쟁으로 파괴된 집 앞에 선 팔레스타인 사람들
사이에 4개 지역이 줄어든 셈이다.
2 돌을 던지며 저항하는 중동지역의 아이들
여기서 생각해볼 점 하나. 전쟁을 ‘한 해에 1천 명 이상 사망자’ 기준
으로 보는 것도 전쟁연구자들의 편의적 분류일 뿐이라는 점이다. 전
쟁 희생자가 1천 명이 안 된다고 전쟁이 아니라고 말하긴 어렵다. 이
는 동안 지금이 가장 많다. 지금 이 시간에도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라크나 중동 팔레스타인 지역에서 벌어지는 유혈투쟁들은 언론보도
팔레스타인을 비롯해 지구촌 곳곳에서 총성이 터지고 피의 유혈사태
를 통해 우리에게 익숙해 있다면, 지금도 아시아와 아프리카 곳곳에
는 이어지고 있다.
서는 국제적인 언론보도에서 소외된 이른바 ‘소리 없는 내전’이 벌어
지고 있다. 총소리와 박격포 터지는 소리들은 분명히 있지만, 그런 전
전쟁숫자는 줄었지만, 지구촌 평화의 길은 아직 멀어
쟁에 휘말린 사람들의 고통스런 신음소리가 지구촌 사람들의 안방에
2009년 국제분쟁을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유일한
까지 뉴스로 전달되지 않을 뿐이다. 아시아의 티베트와 미얀마(버마)
초강대국 미국이 벌이는 ‘테러와의 전쟁’이다. 지난 2001년 9?11 테
지역, 아프리카 지역의 알제리아, 소말리아, 그리고 중앙아프리카 지
러 뒤 벌어진 이 전쟁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고 끝을 알기 어려운 무
역의 콩고?우간다?부룬디 등지에서 벌어지는 유혈사태들이 그러하
한전쟁의 성격을 지녔다. 미국의 새 대통령 버락 오바마가 아프가니
다. 또 하나 짚고 넘어가야 할 중요한 점. 분쟁이 일어난 지역 숫자만
스탄 주둔 미군병력을 두배 가량 늘려 상황을 안정시키겠다고 하지만,
1
가지고 지구촌 상황이 나아졌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지역마다 편차
반미 테러의 근본동기를 헤아리지 않는 한 제2, 제3의 오사마 빈 라덴
가 크기 때문이다. 특히 아프가니스탄, 미얀마, 터키는 1년 전보다 전
과 그를 따르는 젊은이들이 줄을 설 것이다. 그럴 경우 지구촌 평화
쟁희생자가 50% 이상 늘어났다.
의 길은 멀어져 가기 마련이다. 먼 남의 나라 얘기할 것 없이 2009년
또 다른 문제는 고질적인 분쟁지역들이다. 21세기 들어 해마다 1천
한반도 상황은 어떠한가. 전쟁이야 터질 리가 없겠지만, 북한 핵폐기
명 이상의 전쟁 희생자를 낳은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카슈미르, 스리
를 둘러싼 긴장은 가라앉지 못한 상태다. 남북관계도 답답한 모습이
전쟁숫자 줄어들었지만,
글?사진 김재명 「프레시안」 국제분쟁전문기자
랑카(이상 아시아), 체첸(유럽), 콜롬비아(남미)는 지구촌의 단골 분
다. 이해와 신뢰로 이뤄야 할 평화구축의 바탕을 이루지 못하는 상황
쟁지역으로 꼽힌다. 이들 지역은 많은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어
이 안타까울 뿐이다. 2,400년 전 고대 그리스의 역사가 투키디데스는
지구촌 평화의 길은 멀다
왔고 살아남은 사람들조차 폭력의 위협에 떨며 불안한 하루들을 보
그의 ‘펠로폰네소스 전쟁사’ 에서 이렇게 기록했다. “전쟁은 일상적인
내는 중이다.
시민생활의 규범을 혼란 속으로 몰아넣을 뿐 아니라, 법과 정의의 이
올해는 전쟁으로 고통 받아온 많은 사람들의 얼굴에 모처럼 밝은 기
념을 제쳐놓고 우리 인간의 본성을 공격적이 되도록 만든다.” 희랍문
인류사를 돌아보면 피의 역사로 가득하다.
한 전쟁연구에 따르면, 우리 인간이 고대 이집트와 메소포타미아, 그리고 황하강 유역
운이 흐르게 될까? 안타깝게도 그 전망은 “아니오”이다. 2009년 지구
명의 꽃을 피웠던 아테네 시민들이 전쟁의 광풍에 휩싸이는 것을 지
등에서 문명사회를 이루기 시작한 이래로 지난 3,400년 동안 전쟁 없이 지낸 기간은 겨우 268년이다.
이즈음도 우리는 날마다 어
촌 현실을 돌아보면, 올해 초 팔레스타인 가자(Gaza)지구에서 벌어
켜보면서 투키디데스는 절망감을 느꼈다.
디선가 유혈투쟁이 벌어졌다는 소식을 듣는다.
그 이름도 무력충돌, 국제분쟁, 내전, 무장투쟁, 민족해방전쟁, 테러 등 다양하다.
졌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을 비롯해 이라크, 아프가니스탄에
그런 모습을 우리는 21세기의 여러 분쟁지역들에서 본다. 21세기의
어떤 것을 ‘전쟁’이라고 규정할지는 전쟁연구자마다 다르다.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전쟁 규정은 ‘1년 동안에 사망자가 1천 명 이
서의 혼란 등 평화와 안정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이를 반증하는 하
유혈투쟁들은 투키디데스가 절망했다는 인간의 공격적 본성만 갖고
상 낸 유혈충돌’이다.
2008년 12월부터 2009년 1월까지 22일 동안 이어졌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무력충돌은 사망자가 1천 명
나의 통계자료가 있다. 2009년 3월말 현재 9만 1천 8백명의 평화유지
는 설명이 안 되는 복합적인 요인들(‘세계정부’가 없는 무정부주의적
을 넘겼으니, ‘2009년도의 첫 전쟁’이다(팔레스타인 쪽은 사망자가 1,366명, 부상자는 5,400명에 이르는 데 비해 이스라엘은 사망자
군(군인 7만 9천 1백 명, 경찰 1만 3백 명, 군사정전감시단 2천 4백 명)
국제체제, 석유를 비롯한 자원 쟁탈전, 전쟁이 터지기를 기다리는 무
가 13명). 필자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하마스 사이의 무력충돌 뒤인 2009년 1월말 한국 언론인으로는 처음으로 이집트 라파 국경
이 전 세계 18개 분쟁지역에서 활동 중이다. 유엔평화유지군의 파병
기상인 등 어둠의 세력 등)이 깔려 있다. 결론은? “전쟁숫자 줄어들었
을 통해 팔레스타인 가자(Gaza)지역으로 들어갔었다.
그곳 가자는 거대한 파괴현장 그 자체였다.
숫자로 보면, 1948년 유엔이 평화유지활동을 시작한지 61년이 흐르
지만, 지구촌 평화의 길은 멀다”는 우울한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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