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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Prologue
세계 명문대학의 기부문화에서 배우다
아름다운 기부문화가
기부금은 대학의 가치를 드러내는 지표
학생 수 2만 명, 평균 1년 등록금이 800만 원인 한 대학
세계 명문대학을 만든다
이 등록금 3%를 인상한다고 했을 때 단순계산하면 확
충되는 금액은 연간 48억 원 정도. 여기에 물가인상률
글: 남윤서 (동아일보 교육복지부 기자)
을 고려하면 대학 전체 재정에 결정적인 수치는 아닌 셈
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명문대의 기부금은 시사하는
저소득층 학생에게 무상교육도 제한 없이 하고 있다. 또
바가 크다. 미국 CAE(Council for Aid to Education)
학생 2명당 교수 1명이 붙는 개인 수업과 같은 독특한
가 집계한 2010년 미국 대학 기부금 통계에 따르면 1위
수업 방식도 택할 수 있다.
인 스탠포드대는 5억9,889만 달러의 기부금을 모았다.
즉, 최상의 교육 여건으로 인재들을 모으고 소수 정예
2위는 하버드대로 5억9,696만 달러, 3위는 존스홉킨스
교육을 한다. 이들은 돈 걱정 없이 공부를 하고 졸업을
대로 4억2,759만 달러였다.
하며, 고액 연봉자가 되면 다시 학교에 기부금을 낸다.
스탠포드대나 하버드대의 경우 1년 기부금만 우리 돈으
이 학교의 동문 기부율은 58%로 미국 내에서도 최고
로 약 6,500억 원 이상에 해당하는 셈이다. 이 정도면
수준이다. 기부가 최상의 교육으로 이어지고 최상의 인
등록금 인상률 몇 %에 치열한 논란을 빚을 필요조차
재를 만든 뒤 다시 기부로 이어지는 순환 체계가 만들
없이 대학이 발전 사업을 하기에 충분하다. 대학의 재정
어진 것이다. US뉴스엔월드리포트는 이 학교를 2007년
확충에 가장 안전하고 효율적인 방법이 기부금이라는
인문과학대학부문 1위로 선정한 바 있다.
것이다. 각 대학이 모은 기부금은 각 기관이 발표하는
세계의 명문 대학들은 미국 대학들이 기부금을 통해 앞
대학평가에도 반영된다. ‘US뉴스엔월드리포트’나 ‘더 타
서나가는 상황을 경계하면서 나름대로 기부금 마련 방
임스’ 등의 대학평가기관은 대학평가 순위를 매길 때 기
안을 절치부심하고 있다. 영국 옥스퍼드대와 케임브리지
부금 규모를 적지 않은 비율로 반영한다.
대는 수백 년의 전통을 가졌지만, 21세기 세계 고등교육
기부금을 많이 받았다는 것은 그 대학의 교육 수준과
의 맹주 역할을 하기에는 미국 명문대에 비해 부족하다
실제로 어떻게 연결될까. 하버드대가 좋은 사례다. 2006
는 느낌을 준다. 이는 영국 대학들의 재정이 미국 대학
년부터 하버드대는 연 소득 6만 달러(약 6,500만 원) 이
에 비해 취약하기 때문이다. 재정 규모의 차이를 가져오
하인 가정의 자녀가 입학하면 학비를 전액 면제한다는
는 결정적 이유는 기부금의 차이다. 옥스퍼드대와 케임
파격적인 장학금 제도를 시행했다. 기부금으로 마련한
브리지대의 기부금 규모는 하버드대의 20% 정도에 불
재원이 아니었다면 실현할 수 없는 제도였다.
과하다. 기부금 총액 규모만 200억 달러 이상의 차이가
비즈니스스쿨 중 세계 최고로 꼽히는 하버드 비즈니스
벌어져 있다. 영국 대학들은 이런 격차의 원인을 졸업생
스쿨의 명성도 기부금의 뒷받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들이 기부에 참여하는 비율이 다르기 때문으로 분석한
각계 유명인사가 특강을 펼치고 최고의 교수들이 강의
다. 옥스퍼드나 케임브리지대 졸업생 중 기부에 참여하
에만 집중한다는 점은 물론이고 시설도 특급 호텔을 방
는 경우는 10% 안팎이지만 프린스턴대와 같은 미국의
불케 한다. 비즈니스스쿨이 독자적으로 모금한 기부금
명문 사립대는 60%의 졸업생이 기부에 참여한다. 케임
총액은 출범 5년 만에 6억 달러(약 6,500억 원)에 육박
브리지대는 몇 년 전 미국 예일대의 재정 담당관을 영입
새 학기가 되면 대학가에는 연례행사처럼 등록금을 둘러싼 갈등이 벌어진다. 학교를 발전시키려는 대학은 등록금을 올려 재원을
했을 정도다.
해 기부금을 내는 졸업생을 30% 이상으로 높이겠다는
충당하고 싶지만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학생들은 격렬히 반대한다. 정부는 등록금을 3% 이내에서 인상해달라는 가이드
메사추세츠주의 윌리엄스대도 좋은 예다. 한적한 시골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을 정도다.
라인까지 제시했다. 결국 대부분 대학이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등록금을 동결했거나 소폭으로 인상하는 데 그쳤다. 대학 발전을
동네에 있는 이 작은 대학은 한 학년 학생이 500~600
일본의 양대 명문 중 하나인 교토대도 법인화 이후 ‘기
위해서는 투자가 필요하지만 이를 위한 재원을 등록금에만 의존하기는 어렵다. 등록금을 올렸을 경우에 뒤따르는 거센 사회적
여 명에 불과하다. 이 작은 대학이 지난해 1년간 모은
부금만이 살 길’이라는 정신으로 모금에 나섰다. 법인화
비판이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음은 물론이거니와 실질적인 이득도 생각보다는 크지 않기 때문이다.
기부금은 3,968만 달러(약 440억 원). 쌓여 있는 기부
전후 1년 사이에 기부금이 37억 엔에서 74억 엔으로 두
금만 1조4,000억 원에 달한다. 금고가 든든하기 때문에
배가 됐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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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명문대학의 기부문화에서 배우다
아름다운 기부문화가
기부금은 대학의 가치를 드러내는 지표
학생 수 2만 명, 평균 1년 등록금이 800만 원인 한 대학
세계 명문대학을 만든다
이 등록금 3%를 인상한다고 했을 때 단순계산하면 확
충되는 금액은 연간 48억 원 정도. 여기에 물가인상률
글: 남윤서 (동아일보 교육복지부 기자)
을 고려하면 대학 전체 재정에 결정적인 수치는 아닌 셈
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명문대의 기부금은 시사하는
저소득층 학생에게 무상교육도 제한 없이 하고 있다. 또
바가 크다. 미국 CAE(Council for Aid to Education)
학생 2명당 교수 1명이 붙는 개인 수업과 같은 독특한
가 집계한 2010년 미국 대학 기부금 통계에 따르면 1위
수업 방식도 택할 수 있다.
인 스탠포드대는 5억9,889만 달러의 기부금을 모았다.
즉, 최상의 교육 여건으로 인재들을 모으고 소수 정예
2위는 하버드대로 5억9,696만 달러, 3위는 존스홉킨스
교육을 한다. 이들은 돈 걱정 없이 공부를 하고 졸업을
대로 4억2,759만 달러였다.
하며, 고액 연봉자가 되면 다시 학교에 기부금을 낸다.
스탠포드대나 하버드대의 경우 1년 기부금만 우리 돈으
이 학교의 동문 기부율은 58%로 미국 내에서도 최고
로 약 6,500억 원 이상에 해당하는 셈이다. 이 정도면
수준이다. 기부가 최상의 교육으로 이어지고 최상의 인
등록금 인상률 몇 %에 치열한 논란을 빚을 필요조차
재를 만든 뒤 다시 기부로 이어지는 순환 체계가 만들
없이 대학이 발전 사업을 하기에 충분하다. 대학의 재정
어진 것이다. US뉴스엔월드리포트는 이 학교를 2007년
확충에 가장 안전하고 효율적인 방법이 기부금이라는
인문과학대학부문 1위로 선정한 바 있다.
것이다. 각 대학이 모은 기부금은 각 기관이 발표하는
세계의 명문 대학들은 미국 대학들이 기부금을 통해 앞
대학평가에도 반영된다. ‘US뉴스엔월드리포트’나 ‘더 타
서나가는 상황을 경계하면서 나름대로 기부금 마련 방
임스’ 등의 대학평가기관은 대학평가 순위를 매길 때 기
안을 절치부심하고 있다. 영국 옥스퍼드대와 케임브리지
부금 규모를 적지 않은 비율로 반영한다.
대는 수백 년의 전통을 가졌지만, 21세기 세계 고등교육
기부금을 많이 받았다는 것은 그 대학의 교육 수준과
의 맹주 역할을 하기에는 미국 명문대에 비해 부족하다
실제로 어떻게 연결될까. 하버드대가 좋은 사례다. 2006
는 느낌을 준다. 이는 영국 대학들의 재정이 미국 대학
년부터 하버드대는 연 소득 6만 달러(약 6,500만 원) 이
에 비해 취약하기 때문이다. 재정 규모의 차이를 가져오
하인 가정의 자녀가 입학하면 학비를 전액 면제한다는
는 결정적 이유는 기부금의 차이다. 옥스퍼드대와 케임
파격적인 장학금 제도를 시행했다. 기부금으로 마련한
브리지대의 기부금 규모는 하버드대의 20% 정도에 불
재원이 아니었다면 실현할 수 없는 제도였다.
과하다. 기부금 총액 규모만 200억 달러 이상의 차이가
비즈니스스쿨 중 세계 최고로 꼽히는 하버드 비즈니스
벌어져 있다. 영국 대학들은 이런 격차의 원인을 졸업생
스쿨의 명성도 기부금의 뒷받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들이 기부에 참여하는 비율이 다르기 때문으로 분석한
각계 유명인사가 특강을 펼치고 최고의 교수들이 강의
다. 옥스퍼드나 케임브리지대 졸업생 중 기부에 참여하
에만 집중한다는 점은 물론이고 시설도 특급 호텔을 방
는 경우는 10% 안팎이지만 프린스턴대와 같은 미국의
불케 한다. 비즈니스스쿨이 독자적으로 모금한 기부금
명문 사립대는 60%의 졸업생이 기부에 참여한다. 케임
총액은 출범 5년 만에 6억 달러(약 6,500억 원)에 육박
브리지대는 몇 년 전 미국 예일대의 재정 담당관을 영입
새 학기가 되면 대학가에는 연례행사처럼 등록금을 둘러싼 갈등이 벌어진다. 학교를 발전시키려는 대학은 등록금을 올려 재원을
했을 정도다.
해 기부금을 내는 졸업생을 30% 이상으로 높이겠다는
충당하고 싶지만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학생들은 격렬히 반대한다. 정부는 등록금을 3% 이내에서 인상해달라는 가이드
메사추세츠주의 윌리엄스대도 좋은 예다. 한적한 시골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을 정도다.
라인까지 제시했다. 결국 대부분 대학이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등록금을 동결했거나 소폭으로 인상하는 데 그쳤다. 대학 발전을
동네에 있는 이 작은 대학은 한 학년 학생이 500~600
일본의 양대 명문 중 하나인 교토대도 법인화 이후 ‘기
위해서는 투자가 필요하지만 이를 위한 재원을 등록금에만 의존하기는 어렵다. 등록금을 올렸을 경우에 뒤따르는 거센 사회적
여 명에 불과하다. 이 작은 대학이 지난해 1년간 모은
부금만이 살 길’이라는 정신으로 모금에 나섰다. 법인화
비판이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음은 물론이거니와 실질적인 이득도 생각보다는 크지 않기 때문이다.
기부금은 3,968만 달러(약 440억 원). 쌓여 있는 기부
전후 1년 사이에 기부금이 37억 엔에서 74억 엔으로 두
금만 1조4,000억 원에 달한다. 금고가 든든하기 때문에
배가 됐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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